빈 공간의 미학 : 미니멀 인테리어

Boram Yang Boram Yang
White Paper, 9cm 9cm 미니멀리스트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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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고 채우는 것보다 비워내는 것이 어렵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는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시각 예술 분야에서 출현한 개념으로 음악, 건축, 패션, 철학 등 여러 분야에 확장되었다. '최소의', '극미의'라는 의미를 지닌 미니멀(minimal)에 이즘‘ism’을 덧붙여 '최소한주의'의 의미를 가진다.

최근 미니멀 인테리어의 경향을 보면, 공간 구획이나 가구에 있어 보편적인 룰을 따르기보다는 개인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구성한다. 예를 들어 최근 새로 설계된 아파트에는 드레스 룸이 필수 요소처럼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패션에 관심이 없고,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하지 않는 타입이라면 복도나 자투리 공간의 붙박이장에 옷을 보관하고 드레스 룸을 미디어 룸으로 사용하거나, 침실 등 다른 용도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시선을 끄는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므로 소재와 마감 처리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소재와 디테일을 통해 공간의 질을 높이는 연출이 선호된다. 이러한 경향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 인테리어 이미지를 통해 알아보자. 지금부터 다양한 미니멀 인테리어 사례를 소개한다.

거실

거실은 집 안에서도 가장 넓은 공간으로, 미니멀 스타일의 거실은 여백의 미를 살린다. 주방이나 화장실과 다르게, 거실은 기능적 측면에서 필수적인 가구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취향과 생활 습관에 따라 가구의 구성을 달리하고 최소화할 수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의 조명 기구 브랜드 REGGIANI의 스타일링으로 신선한 벽난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벽면과 바닥이 베이지색의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단 부분에 공간을 내어 벽난로를 설치했다. 벽난로 위쪽은 천장과 같은 흰색의 벽면으로 깔끔하게 마감하였다. 소파와 테이블은 다리를 보이지 않게 숨겨 간결한 형태를 강조했다. 거실 공간에 일반적으로 많이 선호되는 펜던트 조명이 아닌 천장 매입형 다운라이트 조명을 사용하였고, 특히 프레임이 없는 디자인을 적용하여 공간의 컨셉에 잘 어울린다.

거실

White Paper, 9cm 9cm 미니멀리스트 거실

사진은 한국의 건축가 9CM이 설계한 주거 공간으로 'White Paper'라는 이름답게 색을 절제한 순백의 깨끗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천장과 벽면은 순백색으로 마감하였고, 바닥은 아주 연한 회색의 타일을 사용하였다. 순백색과 색이 조금이라도 가미된 색은 작게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공간에 적용하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순백색의 공간은 스타일리쉬하게 연출할 수는 있지만 아늑한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데, 바닥에 약간의 색을 넣어주어 안정감 있어 보인다. 벽면 중앙에 걸린 벽걸이 TV는 가전제품이지만, 블랙 앤 화이트의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는 디자인 요소의 기능도 함께한다.

< Photorgapher : PILMO KANG>

침실

결합형 가구를 활용해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한 침실 인테리어이다. 붙박이 장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꽉 채우는 길이로 얼핏보면 벽으로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게 벽에 일체화되어있다. 침대의 헤드 보드는 백색의 간결한 직사각형 형태로 콘센트, 선반, 조명이 결합되어 실용적이다. 별도로 사이드 베드 테이블을 놓을 필요가 없어 더욱 간결한 연출을 할 수 있다. 조명은 헤드 보드 뒤쪽의 벽을 비추는 간접조명으로, 빛이 부드럽게 확산한다. 차분한 바다색의 벽면에 빛이 확산되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침실

사진의 침실은 백색 공간에 백색 조명, 스틸 소재를 사용하여 중성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기존의 공간 구조를 활용하는 인테리어로 가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붙박이장, 벽에 공간을 내어 만든 책 선반 등 공간에 자연스럽게 일체화된 가구들로 정돈된 공간을 연출한다. 별도의 가구를 둘 필요가 없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가구가 벽면에서 돌출되지 않기 때문에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다. 조명 기구 역시 드러나지 않도록 공간 구조에 일체화하여 균일하게 확산하는 빛만이 보인다. 간결한 스틸 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침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주방

homify 미니멀리스트 다이닝 룸

사진은 스페인의 건축가 ESTEBAN ROSELL가 설계한 아파트의 주방 공간이다. 하지만 얼핏보면 주방처럼 보이지 않는다. 기능적인 집기들이 벽 내부로 숨겨져있다. 식탁 너머에 위치한, 가로로 긴 2개의 문 뒤에는 2층 침대가 위치한다. 침실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아파트지만, 손님이 올 경우의 편의성을 위해 숨겨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구비되었다. 오른쪽 벽면의 여닫이 문을 올리면 싱크대와 전기 레인지를 포함한 주방 작업대가 나타난다. 넓지 않은 공간에 필요한 집기들을 채워넣다 보면 붙박이형 가구라도 복잡해 보일 수 있는데, 이렇게 문으로 완전히 숨겨주면 미니멀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다. 

주방

일본의 건축가 Satoru hirota architects의 프로젝트로 단순한 대칭 구조를 활용해 미니멀하게 연출한 주방이다. 주방 가구의 대칭 배치는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해 주방용품을 깔끔하게 숨길 수 있도록 해준다. 주방 가구 자체도 무광의 검은색 소재로, 손잡이 등 부가적인 부속이나 장식이 들어가지 않아 굉장히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외관이다. 

< Photogrpher : Satoru hirota architects >

욕실

4번째 사진의 침실과 이어진 욕실 공간이다. 침실부터 일관성 있게 이어지는 붙박이장은 질서 정연한 간결한 스틸 소재 손잡이로 정돈된 느낌을 준다. 반투명의 유리문에도 같은 디자인의 손잡이를 사용했다. 정육면체에 둥근 홈을 파내어 만든 세면대의 형태는 굴곡이 많이 들어가는 일반적인 세면대 디자인과 차별화되며, 미니멀 인테리어에 잘 어울린다. 문밖으로 보이는 침실은 벽을 밝히는 간접 조명 외의 가구나 소품이 보이지 않는 빈 공간으로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한다. 

욕실

면을 분할하는 선이 많을수록 공간은 복잡하고 좁아 보이게 된다. 사진의 욕실은 가족 주택의 부부 욕실로, 과감한 구획으로 시원스럽게 넓어 보이도록 공간을 연출했다. 세면대는 선반에 결합된 형태로 2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거울은 천장 끝까지 이어진다. 욕조나 샤워 부스 대신 공간 한쪽을 통으로 분리하여 샤워 공간으로 만들었다. 나무 바닥재를 사용하여 건식으로 연출한 세면대 공간과 달리 배수구가 설치된 흰색 바닥으로 공간이 구분된다. 

통로

형식적인 공간 구획보다 기능성에 중점을 둔다면 더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사진의 아파트는 거실 공간 중간에 수납장을 배치하여, 거실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통로를 만들었다. 수납장은 손잡이나 별도의 장식을 배제하고, 회색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여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벽처럼 보인다. 수납장 뒤편은 ㄷ자로 배치하여 드레스룸으로 꾸몄다.

< Photographer : Fotografía Lupe Clemente >

계단

사진은 포르투갈의 건축가 FIGUEIREDO+PENA의 프로젝트로 일관성있게 정돈된 마감이 인상적이다. 특히 계단은 얇은 판형으로 가장 기본적인 간결한 형태이다. 계단 윗면인 디딤면은 바닥재와 같은 나무 소재를 사용하였고, 계단의 밑면은 벽면과 통일하여 백색으로 마감하였다. 일관성있는 소재의 사용으로 계단이 두드러지지 않고 공간에 잘 어우러진다. 

이곳을 클릭하면 미니멀 컨셉으로 지어진 단독 주택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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