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던 가족이 단지형 타운하우스에 입주할 때에는 그만 한 이유와 기대 조건이 있기 마련이다. 아파트와 주택의 절충안, 혹은 개선안이라고 일컬어 지는 타운 하우스. 과연 이 타운하우스에 입주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의뢰한 가족이 바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실속 없이 겉모습만 화려한 인테리어를 무겁게 덮어쓰고 있던 이 타운 하우스는 새 주인을 만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클라이언트 가족은 거주인의 몸과 일상에 맞지 않는 부자연스러운 유럽 스타일과 실용성이 떨어지는 구성은 벗어두고 그들의 일상이 그대로 담긴 편안한 보금자리를 원했다. 오늘은 수많은 수식어를 벗어버리고 '집' 그 자체로 새롭게 탄생한 용인의 타운하우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Photo by tqtqstudio
의뢰를 받은 국내 건축가 지오아키텍처는 이 집에 가족들의 실질적이고 평범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실내는 크게 가족 공동의 공간과 각자의 일상을 보내는 공간, 그리고 노래방, 홈바, AV룸 처럼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일탈의 공간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첫 번째로 살펴볼 곳은 이 집의 중심이 되는 가족 공동의 공간, 거실이다. 거실은 2층까지 높게 트여 있는 오픈 천장으로 설계해 과감한 개방감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높은 천장에 화이트 컬러를 매치하면 자칫 시선이 사방으로 흩어져 안정감이 떨어질 위험이 있지만, 헤링본 패턴의 우드로 바닥을 마감해 차분한 느낌을 가미하는 것으로 단점을 보완했다.
이 거실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강한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살려 그 안에 있는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공간이다. 가족들의 평범하고 꾸밈없는일상, 그것을 담아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스타일이 또 있을까.
여유 있는 전체 공간을 충분하게 활용해 작업 효율성을 높여주는 주방 인테리어다. 조리대와 가열대, 개수대와 냉장고, 그리고 식탁까지의 동선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최적의 구성이다. 거실과 마찬가지로 화이트와 우드의 깔끔한 조화을 내세워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의 내추럴 모던 스타일을 보여주는 주방. 식사뿐 아니라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좋을 듯하다.
계단과 복도는 빛이 가득 들어차 밝고 화사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계단 바깥쪽, 야외로 나 있는 큰 창문과 오픈형 거실로 나 있는 복도 창문 덕분이다. 복도 창문은 2층 높이로 높게 설치되어 있는 거실 외벽 창문과 마주하고 있어 내벽에 있는 창문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자연조명을 끌어들이고 있다.
2층 여러 개의 침실을 사이에는 아담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크지 않은 규모지만 2층의 발코니로 나가는 미닫이문이 연결되어 있어 호젓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작은 가족 공동 공간이다.
아이 방은 자극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최대한 여백을 살린 구성을 통해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큰 창문을 통해서는 충분한 햇빛이 들어오고, 싱그러운 나무가 내다보이면서더욱 생기 있고 기분 좋은 공간으로 다가온다.
지하에는 소소한 일탈을 즐길 수 있는 취미룸 등이 있다. 이곳은 벽돌벽과 시원한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넣은 바(Bar)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한 일상생활 공간과는 달리, 감각적인 분위기와 개성을 느낄 수 있다.
바(Bar)로 꾸민 방 옆에는 온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노래방이 있다. 다양한 음향 기기와 조명까지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일탈의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