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삶 속에 전통을 담아내는 한옥 모티프 아이디어

Juhwan Moon Juhwan Moon
House in Geumsan, studio_GAON studio_GAON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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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현대식 아파트가 첫선을 보이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한옥은 점차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는 한옥의 고유한 공간감과 좋은 삶의 터전을 찾는 땅의 논리가 존재한다. 예컨대 지금의 아파트 평면은 한국인의 생활습관과 사고방식에 맞춰 진화한 형태이며, 높은 빌딩 숲속에서도 여전히 남향을 선호한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많은 사람이 오늘날의 삶 속에 전통을 담아내는 주택을 주목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기사는 전통건축의 아이디어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한옥의 공간구성 원리나 장식적 요소를 아파트부터 단독주택에 이르는 공간에 적용한 사례들이다.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새기는 추억의 공간이 되고, 다른 이에겐 내재한 한옥의 감성과 현대의 삶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집이다. 그럼 이제 한옥에서 영감을 얻어 건축계획과 의장에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살펴보자.

전통 건축의 차경(借景) 아이디어를 적용한 집

가장 먼저 찾아간 주택은 한국의 건축사무소 Studio GAON에서 디자인한 충청남도 금산군의 개량한옥이다. 이곳에서는 사진의 대청마루를 주의 깊게 보자. 넓게 펼쳐진 바깥의 풍경을 담아내는 대청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른바 풍경을 빌려온다는 의미의 차경(借景) 아이디어다. 차경은 동아시아 건축의 한 가지 전통으로, 자연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온다는 개념이 독특하다. 이와 더불어 일반적인 한옥과 달리 부재의 결구 방식은 간소화하면서 무거운 서까래는 가벼운 부재로 대신했다. 넉넉한 외부공간의 장점을 누리며 75.6㎡(약 22.8평) 면적의 단층집으로 꾸민 주택이다.

<Photographs : Youngchea Park>

한옥 특유의 중첩된 공간이 주는 맛을 더하자

나무 기둥과 들보를 끼워 맞춰 짓는 한옥은 네 개의 기둥이 한 '칸'을 구성한다. 여기에서 '칸'은 한옥의 공간을 결정하는 최소의 단위다. 예컨대 아흔아홉 칸 집이라는 표현에서도 그 용례를 찾아볼 수 있다. 위 사진의 대청마루에서 조금 시선을 돌려 실내공간을 확인해 보자. 실내에는 한옥 특유의 중첩된 공간이 주는 맛을 살렸다. 여러 칸 사이에 미닫이와 여닫이문을 함께 시공해 공간 활용에 유연함을 가미했다. 문을 모두 열면 하나의 커다란 방을 만들고, 필요할 때에 따라 문을 닫으면 각각 독립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창방(창문의 틀을 잡고 기둥 사이를 이어주는 부재) 위의 작은 창으로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면서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Photographs : Youngchea Park>

ㄱ자 집에서 착안해 평면을 구성한 집

한국의 건축사무소 리슈건축에서 디자인한 사진의 주택은 언뜻 보기에 어느 부분이 한옥과 닮았는지 알아채기 힘들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건물의 배치를 확인하면 전통적인 'ㄱ자 집' 평면을 바탕으로 지은 집임을 알 수 있다. 왼쪽 아래의 하얀색으로 외벽을 마감한 공간은 사랑방으로 활용하며, 가족의 공동 생활공간에는 작은 툇마루를 구성했다. 그리고 두 공간 사이에는 필로티 형식의 외부공간을 조성한 모습이다. 박공지붕은 강판으로 마감하고 외벽은 벽돌로 치장해 현대적인 감각은 살리면서, 건물의 배치와 공간을 조직하는 원리는 한옥에서 착안한 집이다. 

사랑방에서 마주 보는 작은 마당의 아늑함

사랑방에서 들어와 바깥을 바라보면 낮은 높이의 담장으로 조성한 작은 마당을 만난다. 그리고 앞에는 작은 툇마루를 놓아 한가한 시간에 여유를 부리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전통 한옥이라면 툇마루 옆의 문지방과 머름대(팔을 걸칠 정도의 높이로 만든 문틀 하단, 높은 문지방) 탓에 안팎을 오가기 힘들다. 하지만 미닫이문을 시공하고 문지방을 낮춰 자유롭게 내부와 외부공간을 이어내는 모습으로,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전통건축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집이다. 마당에는 잔디를 심어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작은 마당과 정원을 꾸미는 방법은 여기 링크에서 더 찾아볼 수 있다.

안마당으로 내밀한 공간감을 형성하기

한옥은 건물의 내부공간뿐만 아니라 각각의 작은 건물 단위가 모여 형성하는 외부공간도 큰 특징이다. 예컨대 안채와 바깥채가 만드는 안마당과 안채 뒤쪽 외부공간인 뒷마당(뒤꼍) 같은 외부공간을 눈여겨보자. 한국의 ADF Architects에서 설계한 사진의 주택은 안채와 바깥채로 집을 계획하고 그사이에 안마당을 구성한 집으로,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내밀한 외부공간을 조성한 모습이다. 또한, 마당을 향한 실내공간 배치는 거주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커다란 창을 시공해 개방감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전통건축의 공간구성을 바탕으로 현대건축의 재료와 기법을 더해 꾸민 집이다.

오늘날의 생활방식에 맞춰 꾸민 내부공간

사진은 한국의 JYA-RCHITECTS에서 기존의 낡은 개량한옥에 손길을 더해 새로 꾸민 집이다. 개량한옥의 내부공간은 오늘날의 삶에 맞춰 다시 꾸몄다. 우선 구조적으로 보강이 필요한 대들보와 기둥 옆에는 철제 빔을 덧댔다. 다른 건축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지붕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한옥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그리고 한쪽 벽에는 넉넉한 크기의 책꽂이를 마련하고, 주방과 다이닝 룸은 마당과 직접 만나도록 꾸몄다. 천장은 따로 시공하지 않고 서까래를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 높은 공간감을 조성하고 오랜 세월의 고즈넉한 맛을 보여준다. 따뜻한 마음과 뜻이 전해지는 사진의 부암동 한옥 프로젝트가 더 궁금하다면, 여기 기사를 읽어 보자.

아파트 내부에 한옥의 멋스러운 공간을 더하자

homify 아시아스타일 거실

전통건축의 아이디어를 아파트에서 실현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방법이 있다. 한옥공간에서 꾸민 사진의 아파트 거실은 기본적인 벽식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통건축의 의장 요소와 평상을 활용한 아이디어로 실내를 꾸몄다. 천장은 약간 기울인 형태의 서까래를 시공하고 확장한 발코니 바닥에는 평상을 깔았다. 그리고 외기와 면한 창은 전통 창호를 시공한 모습이다. 텔레비전 수납장과 조명도 전통 창호에서 착안해 제작했다. 꼭 단독주택이 아니더라도 한옥의 개성과 자신의 취향을 함께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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