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美)를 품은 디자인

Yubin Kim Yubi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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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한국의 미(美)'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한국적 정서와 정신, 기세 등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이지만, 무엇보다 예부터 계승시켜온 고유의 미를 아우르는 단어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한국의 미를 논할 때 과거를 제외할 수는 없다. 우리가 과거라고 부르는 것은 동시대에서 당연히 자연스럽게 멀어져 가고 있다. 이 때 멀어진다고 해서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생각해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거이다. 

한편 끊임없이 한국의 과거를 연구하고, 이를 계승시키려 부단히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있어 계승은 어렵고 번거로운 과제가 아니다. 현시대에 알맞도록 과거의 것에 생명력을 부여해 주는 것이 그들의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과연 예부터 전해져 내려온 한국 고유의 미를 동시대 공간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해 내고 있을까? 아래 5개의 디자인을 통해 그 안에서 발견되는 각 한국 고유의 미를 소개한다.

전통 창호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담아낸 공간

사진 속 공간의 바닥 및 천장은 목재로 이루어져 있어  따뜻한 느낌을 자아낸다. 외부 은 현대식으로, 방으로 연결하는 내부 창은 독특하게 전통 창호를 활용하여 미닫이문을 설치하였다. 창호지가 발린 창호는 채광에 탁월한데, 외부의 빛을 눈부심 없이 부드럽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부드러운 채광과 전통적 창살 모양은 공간에 정갈한 느낌을 더해준다. 또한, 창호지의 겹 수를 통해 채광의 정도 조절이 가능하므로 전통창호를 기능적으로 이용하기에도 용이하다.

한편 전통 창호는 창호지를 주기적으로 새로 발라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게 단점이다. 공들여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창호에 아크릴이나 유리, 또는 부직포를 끼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현대식에 맞는 변화를 주면 창살이 전통 문양을 유지하고 있어 전통적 창호 분위기를 갖는 것과 동시에,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호가 될 수 있다.

곡선의 의자가 담은자연의 모습

굽이굽이: 수수공방의  정원
수수공방

굽이굽이

수수공방

푸른 잔디에 곡선 형태의 독특한 의자가 놓여있다. 수수공방 에서 제작한 의자로, 형태에 걸맞도록 '굽이굽이'라는 재치있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한국 전통 건축의 대표적 특징인 '곡선'으로 마감했다. 따라서 흘러가는 바람, 흔들리는 나뭇잎, 흐르는 물가 등 자연을 디자인에 그대로 담아낸다. 또한, 대나무를 소재로 이용했으며 양면이 아니라 한쪽 면만 가공하여 질감을 살려낸다. 

이 의자는 언뜻 보기에 가까이하기 힘든 예술작품 같기도 하지만, 실제 이용 가능한 벤치 형태의 의자로 실용성도 동시에 가진다. 자연 그대로의 거친 모습인 것 같으면서도 공들여 가공한 아름다운 실루엣 덕에 놓이는 장소에 그대로 흡수되곤 하는 매력이 있다. 한국의 전통을 한껏 살린 공간에 놓아 한국적 미를 더할 수도 있지만, 모던한 공간에 놓아 공간에 따뜻한 자연의 운치를  담아낼 수도 있다. 

한국적 장인정신이 깃든 선반

6선: OAKLAB의  거실

'장이'란 예로부터 하나의 직업이나 기술에 몰두하여 그 일에서 빼어난 사람을 칭하는 순 한국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인정신'이 바로 장이에서 비롯된 말인데, 전통을 이으려는 직업윤리를 일컫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적 장인정신은 특별히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김낙붕목가구연구소 에서 제작한 6단의 선반을 통해 살펴보자.

늘 국내산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이 연구소는 '6선'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선반 또한 전통 천연 목을 이용해 제작했다. 국내산 활엽수는 고운 빛깔과 아름다운 무늬를 지녀서 한국 민족 특유의 수수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친환경 제품만을 이용한 접착제와 마감재는 이러한 천연 목을 최대한 보호해준다. 한편 선반의 양 끝을 살펴보자. 한옥의 처마처럼 살짝 들어 올려진 모습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선반에 달린 난간은 얹혀질 물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물건을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이렇듯 이 선반은 작은 부분까지 한국적인 세심함과 정교함을 나타낸다. 즉, 재료의 특성에서부터 완성품이 갖는 의미까지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려 끈질기게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한국 전통을 계승하려는 장인정신이 한껏 깃들어 있는 가구이다.

조화가 이뤄내는 한국적 운율

Plastic craft: JUNG KIHO의
JUNG KIHO

Plastic craft

JUNG KIHO

한국의 전통건축 방식은 기본적으로 작고 검소함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면서도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추구한다. 특히 자연을 그대로 살리며 어울리는 생태적 발상을 늘 염두에 두어왔다.

사진 속 가구들을 보자. 개별적 존재들이 어떠한 통일성을 지닌 채 서로 어울리고 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각 가구가 산업용 재료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선으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기계적인 방식이 아니라 손과 열을 이용하였다는 점에서 제작과정에도 가치가 담겨있다. 가구들은 무심하게 디자인된 듯하지만 질서와 균형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날것의 모습을 보이는 돌 모양 의자가 대표적인데,  마치 '점'처럼 존재하며 공간에 움직임과 운율을 더한다. 자연 속에서 흔히 보이는 모양과 닮아있기 때문인지 주변의 사물들과도 순조롭게 조화를 이룬다.  즉, 사진 속 가구들에는 기계가 아닌 공예적 방법이 사용된 제작과정, 나아가 각 사물이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는 과정들이 담겨있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자연, 자연과 인간이 어울리는 관계성을 주시하며 공간이 자아내는 동양적 리듬에 집중해 보자. 

업사이클링(up-sycling) 트레이에 담긴 여백의 미

트레이: 박하수의  주방
박하수

트레이

박하수

최근 국내에도 트레이의 활용이 급증되고 있다. 운반의 역할로만 사용되곤 했던 트레이가 치즈나 디저트 등의 재료를 직접 담아 올리는 그릇으로까지 용도가 확장되었는데, 이에 따라 트레이 그 자체로 훌륭한 푸드 소품 역할을 하도록 돕는 트레이 전문 디자인도 늘어나게 되었다. 

지금 소개하는 트레이는 한국 목공예작가 박하수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사람 손에 만들어진 가구는 따뜻한 정감을 담아낸다는 가치관에  근거하여 모든 작업을 진행한다. 눈여겨볼 것은 재활용품에 활용도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sycling)' 방식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 트레이 또한 한국적 디자인이 담긴 자개를 재활용한 새로운 디자인이다. 자개가 갖는 아름다운 빛깔에 정갈한 목재를 추가하여 하나의 우드 트레이가 탄생하였다. 주어진 재료를 아껴쓰고 남은 재료는 재활용하는 근검절약 정신이 담겨 있다. 전통소재를 이용하여 한국적 목공예를 새롭게 조명하였고,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정성을 더 한 제품이다. 디테일을 최소화하여 여백의 미를 드러내고, 비움의 정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한국의 미가 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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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as inHAUS의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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