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따스함을 담은 망우동 화이트큐브

J. Kuhn J. Ku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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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가장 동쪽에 있는 중랑구 망우동은 재개발 열풍으로 몇 차례 몸살을 앓았던 지역이다. 개발 해제가 된 이후에는 낡은 옛집들을 다가구 혹은 다세대로 신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심지역 좁은 면적에 건축한 다가구 주택의 주목적은 빠르게 건물을 올리고 세대를 쪼개어 구성함으로써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경제적 이윤을 위해서는 효율적이지만 가족들과 애정을 품고 살아갈 집으로서는 분명 결여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건축주는 이윤이 목적이 아닌, 아들 부부와 함께 정을 주고받으며살아갈 따뜻한 집을 짓길 원했다. 이에 건축사 사무소 건축공방은 공간을 비워내어 면적당 효율성을 낮추더라도 삶의 여유를 찾는 다가구 주택을 선보였다. 좁고 빽빽한 주택 밀집지역의 단점을 보완하고 시각적, 정서적으로 여유와 따스함을 담은 망우동 화이트큐브를 소개한다. 

<Photographer - 임준영>

모던한 외관

화이트큐브는 대지 면적 38평, 연면적 60평 규모의 비교적 작은 다가구 주택이다. 깔끔하고 심플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설비, 기계와 전기 등의 관들을 하나의 파이프 샤프트를 통해 정리했다. 설비관은 물론 우수관까지 건물 안으로 집어넣도록 설계한 모던하고 정갈한 외관의 모습이다. 효율적인 난방을 강조하던 건축주의 요구 사항에 따라 외벽과 내벽은 이중단열 및 시스템 창호를 사용했다. 

밀집한 주택들

대부분 작은 대지들로 구성된 지역 특성상, 건물 간의 간격이 좁을 수밖에 없다. 건축가는 일상 생활 중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일조권을 확보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주택을 설계했다. 벽면이 아닌 위로 낸 창을 낸 아이디어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주었다. 하늘 발코니를 설치해 내부 공간으로 빛이 반사되도록 하고, 외부로부터의 시선은 차단했다.

주차공간으로 활용한 1층

빽빽한 주택가, 이웃 간 불화의 주원인은 주차난이다. 이 주택은 주차 공간이 부족해 동네를 이리저리 헤매고 이웃 간 다툼을 겪을 일이 없도록 1층을 비워 버렸다. 1층에 한 세대를 추가로 설계했더라면 상대적으로 더 큰 이윤을 남길 수 있었겠지만 삶의 여유를 선택한 건축주는 건물 밑과 측면으로 차 3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확보했다.

하늘발코니가 있는 거실

건축주가 생활하는 3층의 포인트는 하늘발코니를 향해 나 있는 아웃도어 공간이다. 거실과 나란히 배치된 하늘발코니는 거실 전체에 거쳐 크게 나 있는 창을 통해 풍부한 채광을 실내로 반사한다. 시원스레 큰 창이 거실을 더 넓고 밝게 표현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할 염려가 없다. 오롯이 하늘로 향한 발코니가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고 있다.

거실과 발코니로 이어지는 침실

공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침실에는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문을 여닫으면서 생기는 비효율 공간을 없애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문을 열어 놓으면 자연스레 규모 있는 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침실에도 하늘 발코니로 향하는 문을 내어 직접 발코니로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거실과 마찬가지로 자연 채광 효과는 물론, 환기에도 유용한 구조이다. 실용성뿐 아니라 햇빛이 들어오는 발코니가 시각적으로도 편안하고 아늑한 침실 분위기를 연출한다.

컴팩트한 주방

주방과 식사 공간은 거실과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며 컴팩트한 모습을 보인다. 공간 효율성을 높이면서 공용 공간을 나란히 놓아, 가족들의 동선을 자연스레 하나로 모으는 인테리어다.

주방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은 넓은 수납공간으로 보완했다. 거실로 완전히 개방되는 만큼 충분한 수납공간이 필수 조건이다. 주방 가구는 화이트로 통일해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하면서 모던미를 표현하고, 천장에는 매립형 조명을 설치해 화사한 공간을 연출했다. 식탁과 의자는 컬러풀하게 배치해 심플한 공간의 포인트로 활용하고 생동감을 살렸다.

옥상 테라스가 있는 4층

꼭대기인 4층은 건축주의 아들 내외가 생활하는 곳이다. 건물 본채보다 더 작은 면적으로 설계해 옥상을 야외 테라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화이트 컬러로 한 본 건물과 달리 4층 외관은 블랙 컬러를 입혀 시크한 멋을 표현했다. 전체 외관은 블랙과 화이트가 위아래로 매치되 멀리서도 한눈에 돋보이는 모던 스타일 주택을 완성한다.

가벽을 활용한 공간

다른 층보다 좁은 4층은 외부로 트인 전면 창을 넓게 설치해 더 넓고 개방적으로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창 너머로는 가벽을 설치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화단으로 활용해 정원을 가꾸는 듯한 녹색 공간을 꾸몄다. 가벽 덕분에 주택 밀집지역에 전면 창을 내었음에도 안정적이고 프라이빗한 실내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미닫이문으로 이중 활용하는 공간

면적이 좁은 4층은 거실을 따로 확보하지 않고 주방과 거실 겸 식사 공간을 합치고, 침실만 따로 구성했다. 거실을 따로 설계하는 대신, 침실 벽면 전체에 미닫이문을 설치해 완전 개폐형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문을 열면 한 벽면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거실로 사용할 수 있고, 닫을 경우 프라이빗한 공간이 되기 때문에 침실로 사용한다. 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중활용함으로써 좁은 면적임에도 넓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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