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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인파로 가득 찬 도시가 우리에게 내어줄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도심지 공간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주거 대안이 떠오르고 있는데 가령 폐공장처럼 오래된 공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여 재생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설계를 통해 부지의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한 사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주택이 즐비한 주택지는 부지의 3면이 주택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다반사. 이러 때일수록 건축가의 노련한 실력과 현명한 설계 솔루션이 더더욱 요구된다.
오늘 homify에서는 건축가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일본의 한 주택을 소개한다. 주택은 작은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주거지역에 자리한 약 41평 규모의 부지 위에 들어섰다. 부지의 3면이 인근 주택을 접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지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세심하게 계획해야 했다. 일본 후쿠시마 현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건축사무소 Little Nest Works에서 설계를 맡은 오늘의 주택을 아래의 기사에서 만나보자.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선 주거지역에 자리한 41평가량의 부지. 부지는 교통편이 좋고 대형 상업시설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는 큰 장점이 있지만, 서쪽으로 도로를 접하고 부지의 3면이 인근 주택과 마주한 부지의 지리적 단점으로 인해 현명한 설계를 통해 프라이버시와 채광의 문제를 풀어내야 했다. 건축가가 제안한 해법은 도로와 인근 주택을 접하고 있는 경계지역으로부터 가족 공간을 독립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해주는 것.
도로를 접한 주택의 파사드는 최소한의 개구부만 두어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도로에서 오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였다. 미니멀 스타일의 주택 외관은 복잡한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는 대신, 디테일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 순백색의 외벽을 바탕으로 우측에 갈색 외벽 마감재를 더해 아름다운 대비 효과를 자아내었다. 중앙에는 푸른 식물을 한 그루 심어 작은 포인트를 주었다. 화려함은 없지만 작은 디테일 요소들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현관은 크게 토방과 수납공간으로 나뉜다. 여기서 토방이란 일본 전통 주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주거 공간보다 한 단 낮은 지면과 같은 높이의 신발을 신고 활동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의미한다. 토방은 L자형으로 계획하여 좌측과 우측의 수납공간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계획되었다. 좌측에는 골프 가방이나 신발, 우산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우측에는 의류 등을 보관하기 위한 넓은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건축주가 즐겨 타는 자전거 역시 현관에 무리 없이 세워둘 수 있다.
현관엔 작은 개구부를 두어 자연의 빛을 내부로 끌어들였으며, 천장엔 기다란 조명을 설치하여 부족한 빛을 채워 넣었다. 모든 벽면과 문은 순백색으로 깔끔하게 통일하고 바닥은 목재로 마감하여 온기가 감도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토방의 바닥은 짙은 그레이 타일로 마감하여 차분한 느낌을 더했다.
건축가는 가족이 항상 웃는 얼굴로 모여있는 화목한 거실 공간을 선사하고자 했다. 거실 본연의 기능을 넘어 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계획함으로써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방에 고립되지 않고 거실 쪽으로 나올 수 있도록 발길을 유도하였다.
거실은 조리, 다이닝, 생활 공간이 합쳐진 LDK형 구조로 계획되었다. 안쪽으로는 다이닝 키친을, 앞쪽으로는 생활 공간을 배치하고 주방의 조명과 아일랜드, 거실의 소파 등을 활용하여 공간의 기능을 시각적으로 분리하였다. 블랙과 나무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주방의 아일랜드는 조리와 수납, 진열의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거실 옆에는 빨래 건조 등의 다양한 활동을 위한 작은 외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다다미방은 일본인의 정체성을 표현해주는 대표적인 일본 전통 주거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주택의 거실 옆에는 작은 다다미방이 마련되어 있다. 짙은 색의 다다미를 깔아 차분하고 현대적인 공간 분위기를 자아내었으며 벽면엔 원목 진열대를 설치하여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부족한 빛을 채워 넣기 위해 안쪽 외벽에 기다란 개구부를 내고 블라인드를 설치해 프라이버시를 유지하였다. 다다미방은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도, 게스트의 숙박을 위한 공간으로도 사용될 수 있어 공간의 활용 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주방의 안쪽 부분을 살펴보자. 주방은 오픈키친으로 계획되었지만 조리 공간이 시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아일랜드 모서리에 프레임을 덧대어 깔끔하게 보이도록 연출하였다. 또한, 프레임뿐만 아니라 진열 선반도 추가로 달아 각종 식기류 및 장식품을 진열할 수 있는 기능적인 진열 공간도 마련해두었다. 주방 안쪽에는 6인을 위한 넉넉한 규모의 다이닝 공간과 작은 홈 오피스를 계획했다. 의자는 모두 감각적인 디자인의 임스 체어로 통일했다. 주방에서부터 안쪽 다이닝 공간까지 공간의 연속성이 느껴지도록 천장에 ‘ㄱ’자 패널을 덧대고 패널 안쪽에 조명을 더해 틈새 사이로 은은한 오렌지빛이 새어 나올 수 있도록 계획했다.
마지막으로 만나볼 공간은 2층 홀. 아름다운 샹들리에 조명, 노출형 책장을 배치하여 1층 계단에서부터 2층 복도까지 오는 여정이 지루하지 않도록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다. 안쪽 코너 공간에는 고급스러운 컬러가 돋보이는 임스 체어와 러그를 더해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더욱 다양한 계단, 복도 디자인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