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지면서 반려동물을 단순히 집 안에서 키우는 동물이 아니라 또 한 명의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런 변화가 주택 디자인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다. 오늘은 일본으로 가본다. 고양이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기르는 한 부부가 꿈꾸던 소형 주택을 설계했다. 좁고 길쭉한 부지 위에 세운 그들의 아담한 주택, 지금 바로 살펴보자.
일본의 건축 회사 huukei-design 에서 설계했다.
오늘 살펴볼 이 주택은 일본 남부 지방의 오카야마라는 도시의 주거 지역에 세워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오각형의 주택 외관이 인상적이다. 선명한 파란색으로 외관을 정리하고, 입구 공간도 장식적 요소는 절제했다. 입구는 사실 주택 전체의 모습이 축소된 것 같은 모습으로 설계했으며 외관의 파란색과 대비되는 회색으로 정리했다. 입구 공간 앞으로는 작은 벤치와 화분, 앤티크 소품 등을 배치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건축주 부부의 개성과 취향이 물씬 느껴지는 주택 외관으로 완공됐다.
입구를 통해 실내 현관으로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다. 선명하게 파란 주택을 마주한 후 입구를 통해 들어오니 초록색 자연을 만나게 된다. 주택의 폭이 4m로 그리 넓지 않지만, 의자와 수납장, 화분 등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공간에 부여했다. 무엇보다도 개방적이고 밝으며 자연과 어우러져 따스함이 느껴지는 공간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집에 들어오고 나갈 때 기분 좋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실내로 들어서 보자. 먼저 복도다. 각각의 실내 공간을 잇는 동선의 중심인 복도는 벽과 문, 천장, 바닥의 소재를 조금씩 다르게 하면서도 색감과 질감을 비슷하게 유지했다. 중립적인 색상이 중심이 되고 있어서 상당히 부드럽고 시야가 편안하다. 무엇보다도 동선을 따라 벽면의 상단에 노란빛을 내는 조명을 설치한 점이 흥미롭다. 전체 공간의 분위기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연출됐기 때문이다.
사진은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광경을 담았다. 삼각 지붕의 경사가 고스란히 드러난 천장 아래 따뜻한 실내조명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거실 공간 전체를 아늑하게 밝힌다. 반려묘가 집에서도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고양이 타워도 거실 한쪽에 배치했다. 전체적으로 목재를 공간의 마감재로 높은 비율로 사용한 덕분에 따뜻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소재와 질감은 조금씩 달라도 전체 색감은 일관성을 보이기 때문에 어수선하지 않고 아늑하게 연출됐다.
길쭉한 부지에 세워진 주택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채광에 대한 문제다. 창문에 의존해야 하는데 무작정 시야를 다 열어낼 수 없으므로 해결하기 어렵기도 하다. 전문가는 삼각 지붕 형태를 이용해 벽의 끝과 지붕 경계에 경사진 채광창을 줄지어 설치했다. 타인으로부터 시야를 닫아낼 수 있을 만큼 높은 위치에 설계되어 있어 사생활 노출에 대한 염려를 줄였으며 동시에 햇볕은 실내 곳곳에 닿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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