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경관을 울타리 안에 들여다 쓰는 차경(借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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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전통 정원 조성의 경관 기법 중 하나인 차경(借景)은 정원 밖의 주변 경관을 내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여 울타리 내부 경관과 정원 밖의 합치된 경관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법은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용해온 중요한 개념이다. 중국의 정원건축서 ‘원야’에 의하면 공간적 개념과 시간적 개념으로 나누어진 풍경에 따라 경물을 차용(借用)하며, 그 수법이 매우 세분화되어있다. 일본의 조원 기법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경관개념으로, 정원 내 건물에서 정원 내부의 경관과 차경된 경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건물의 동향 혹은 남향에 문이나 창문을 두는 방식을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차경이라는 개념이 동양의 건축공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동양에서와같이 중요한 조원 기법으로 체계적인 개념이 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18세기의 풍경식 정원을 보면, 전망이 좋은 곳에 별장을 짓고 경치를 감상하며, 담장 대신 도랑을 파거나 담장을 낮추어서, 외부경관을 차경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차경은 정원에 공간적 확장을 가져오며, 정원 외부의 경관을 정원 내부의 경관과 융합시키거나 대비시킴으로 시각적 경관의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근래 동서양에 조성된 건축과 조경공간에서 효과적으로 도입된 차경의 사례를 살펴보며, 친환경적인 차경 기법으로 한정된 건축공간의 경계를 열어주는 아이디어를 찾아보자.

누마루의 처마와 난간, 창호와 툇마루가 감싸 안은 풍경

House in Macheon: studio_GAON의  주택
studio_GAON

House in Macheon

studio_GAON

앞으로는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둘러싼 풍수적으로 이상적인 배산임수의 택지를 갖춘 경상남도 마천군의 개량 한옥 주택이다. 부드러운 바람이 집에 닿는 완만한 언덕 위에 세워져 언덕과 물과 바람, 나무가 한 곳에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어낸 곳으로, 집 안에서 열린 공간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밖으로 꺾여나온 누마루와 그 경사진 처마 선이 툇마루와 날렵한 지붕 보, 격자의 창호가 함께 바깥 뜰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울타리 밖의 수목들과 더불어 멀리 보이는 산세를 끌어들이고 있다.

지붕의 보와 기둥, 난간이 담아내는 풍경

House in Geochang: studio_GAON의  주택
studio_GAON

House in Geochang

studio_GAON

위와 같은 한옥 주택으로, 이 집의 가장 매력적인 누마루 공간을 통해서 보이는 경관이다. 천장의 지붕에서 보이는 매끄러운 선형의 보(Beam)와 지붕을 받치는 원형의 기둥, 예스러운 문양의 목재 난간과 시원한 마루가 멀리 보이는 산과 마을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누마루와 이어지는 실내 공간에서도 한 겹의 창틀을 통해서 더 깊어진 풍경을 담아낸다.

지붕 틈새의 옥상 발코니 공간, 전망대 경관

homify의  베란다

맨 위층과 지붕 사이 공간 일부를 비워내어 둘로 나뉘어 기울어진 지붕 사이로 사각의 목재 프레임을 설치하여 특별한 옥상 발코니 공간을 만들었다. 일정한 간격의 목재 틀은 원근감을 더해주며 가운데 경관을 더욱 강렬하고 특별하게 부각하고 있다. 이 목재 틀이 없었다면, 지붕의 경사각에 따라 사다리꼴의 형태로 경관이 잘린 듯 보였을 테지만, 이 직사각형의 틀로 인해 입체적인 줌렌즈가 되어 바깥 경관을 바라보는 전망대와 같이 시야를 모아주고 있다.

맞배지붕과 창틀 사이에 끼워진 마을 풍경

경사면을 활용하여 건축된 독일의 뉘드링엔에 있는 주택이다. 경관이 뛰어난 곳에 다이닝 공간을 두어 복층으로 뚫어주며 커다란 으로 시원하게 외부공간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층의 테이블에서 바라보면 천장의 맞배지붕 형태와 멀리 보이는 마을의 붉은 지붕들이 매우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멀리 보이는 마을의 수목들과 집 앞의 정원, 그리고 실내 화분의 초록 잎이 원경과 중경, 그리고 근경의 경관구조를 이루며 하나의 작품이 되어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집 밖 놀이터를 내 집 마당으로 끌어들인 차경

이 주택은 주차공간을 확보해야만 하는 건축적 제약으로 인해 정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지였지만, 주택의 남향이 어린이놀이터인 것을 이용해 남쪽에 다이닝 공간을 두고, 놀이터와 접하는 곳에 전체가 오픈 가능한 목재의 창호를 씀으로써 놀이터가 마치 우리 집 마당처럼 보이도록 하는 차경 효과를 얻었다. 밝고 따뜻함을 주는 이 공간은 부부와 어린이가 사는 이 주택에 매우 탁월한 공간이다. 바깥 공간에서 주택 내부 공간이 쉽게 보이지 않도록 주택의 1층을 지면에서 1.4m 정도 띄워 건축하고, 다이닝 공간과 연결하여 바깥쪽으로 완충 역할을 하는 목재 테라스 공간을 두어 개방감을 살리면서도 안정감 있게 경관을 끌어들이고 있다.

집 안에 펼쳐진 또 다른 액자

ROCOCO의  실내 정원
ROCOCO

Modern Kitchen / Lounge Extension

ROCOCO

다이닝 공간의 양옆에 걸려있는 인물화 작품의 액자와 대조적으로 정원으로 향해 열어놓은 유리문의 외곽 프레임이 시원스러운 풍경화 작품처럼 정원 안의 뜰과 주변의 녹음이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실내의 브라운 톤 목재 테이블과 의자와 소파는 외부의 초록빛 녹음의 자연색과 연결되어, 바깥 경관을 더 편안하게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푸른색의 스툴과 화병, 그리고 쿠션 등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포인트 있게 매치되어 상쾌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투명한 윈터가든의 벽과 지붕을 채워주는 하늘과 산록

Solarlux GmbH의  실내 정원
Solarlux GmbH

Tageslicht und erlebbare Jahreszeiten

Solarlux GmbH

주택의 실내공간과 연결된 윈터가든은 일광욕을 좋아하며 외부공간에서의 활동을 선호하는 서구 유럽의 건축공간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유리온실 정원이다. 유리의 천창과 접이식 유리문으로 자연 채광을 집 안에 끌어들이며, 좋은 날씨에는 창을 열어놓고 비바람이 부는 날에도 실내에서 야외활동의 즐거움을, 실외에서 실내활동을 하는 듯한 공간이다. 주변에 수려한 경관이 둘러싸고 있는 이 주택은 정원 너머 펼쳐진 파노라마 경관이 유리 온실의 벽과 지붕을 포근하게 채워주고 있는 듯하다.

파노라마 경관에 수직적인 경관 요소가 더하여진 다이나믹한 경관

이탈리아 남부 캄파냐 지역의 주택 정원이다. 포플러의 수직적인 형태는 이탈리아의 대표적 상징 수종으로 나지막이 펼쳐지는 전원 풍경에 강렬하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로 고유의 특징적인 경관을 만들어준다. 이곳에서는 그러한 수직적 자연의 요소에 어울리는 싱그럽고 화려한 꽃들의 풍성한 덩굴성 수종이 키 높은 파고라의 기둥을 감싸고 있다. 여기에 솟아오르는 작은 분수의 물이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더해주며, 근경과 중경의 조화를 이루고 원경으로써의 차경에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다.

주변 산록과 담장과 안뜰이 하나로 연결되어 보이는 초록빛 경관

다우리공방_안마당과 입구돌담: 다우리공방의
다우리공방

다우리공방_안마당과 입구돌담

다우리공방

건축물 주변의 산록과 덩굴로 뒤덮인 입구의 담장, 잔디가 깔린 안뜰이 하나로 연결되어 초록의 자연경관을 뜰 안에 그대로 끌어들인 멋들어진 차경의 모습이다. 이곳은 공예가가 직접 지은 집으로, 주변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경사면에 화강암 자연석을 이용한 단을 만들어 정원과 안마당, 집터를 조성하였다. 울타리 밖의 경관을 울타리 안으로, 또 울타리 안의 경관을 울타리 밖의 경관에 녹아들 듯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친환경적인 건축이다. 흙과 돌, 나무가 건축과 조경의 주된 소재로서 집 안과 밖이 다 하나로 연결된 듯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연에 어울리는 집 짓는 일과 공예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충청북도의 다우리공방의 집이다.

매끄럽고 수려한 산세에 어울리는 심플한 정원

URBN의  수영장
URBN

JT/Vista a alberca

URBN

주택의 주변의 매끄러운 산세와 어울리는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멕시코 정원이다. 깨끗한 잔디 뜰과 투명한 수공간,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려 환호하는 듯한 남미의 열대수목이 하늘과 주변 경관을 정원 안에 끌어들이며 재미있고 매력적인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초록의 자연색과 대조되는 빨간 장식의 소품이 푸른 풀장과 함께 산뜻하고 경쾌한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렇게 수려한 외부 경관이 차경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정원 내부 공간을 단순하고 깨끗하게 비워놓은 듯한 심플한 디자인이 외부 경관을 더욱 멋지게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밖에 주변의 자연경관을 집 안에 담고 있는 건축공간의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자연을 집안으로 들이다. 오픈형 리빙룸’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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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as inHAUS의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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