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한 대지 두 세대 주택

Juhwan Moon Juhwan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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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여러 매체를 타고 한 대지에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이른바 '땅콩집'이 소개되었다. 땅콩집은 비싼 주택 임대료와 폭등하는 부동산 시세와 맞물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꿈을 품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집이 함께 사는 만큼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여기에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디자인에 반영하고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집이라면 더욱 좋다. 바로 오늘 기사에서 소개하는 집처럼 말이다.

유경건축(EU.K ARCHITECTS)에서 설계하고 경기도 안성시에 지은 오늘의 집은 구석구석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주택이다. 또한, 오늘의 집은 하나의 벽을 두 세대가 공유하는 일반적인 합벽식 구조 땅콩집에서 벗어나 두 채 사이에 중정을 배치했다. 만남의 장소이자 세대 간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적정 거리를 만드는 마당을 통해 한 대지 두 세대 주택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것이다. 그래서 건축가는 땅콩집 대신 '모아집'이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 주었다.

<Photo: Hyo-sook Chin>

주변의 풍경을 반영한 지붕 디자인

두 채로 나뉜 주택은 다시 지붕을 통해 한 채로 모인다. 오늘의 집은 목구조로 지었는데, 지붕에는 구조재를 그대로 드러내 재료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를 통해 공간에 개방감도 부여한다. 또한, 전면에서 바라본 지붕 형태가 인상적이다. 주변을 둘러싼 산세를 반영해 지붕선을 결정했기에 아름다운 형태를 얻을 수 있었다.

두 세대의 삶과 소통을 위한 중정

오늘의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바로 두 채 사이의 중정이다. 전체 면적 151.13㎡(약 45.8평)로 계획한 두 건물은 각각 80.24㎡(약 24.3평), 34.08㎡(약 10.3평) 면적이므로, 중정이 어림잡아 전체 면적 사 분의 일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리 크지 않은 집에서 중정에 많은 공간을 할애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두 세대 사이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중정이 두 채 사이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 서로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소통을 위한 장소를 만들어 낸다. 그렇게 '모아집'이라는 이름처럼 중정을 중심으로 두 집이 모인다.

밝고 환한 거실 인테리어

이번엔 실내로 들어가 집을 자세히 살펴보자. 주택 내부에서는 기울어진 지붕 형태를 그대로 응용했다. 이렇게 구성한 사진 속 공간은 한 세대의 거실로 높은 층높이가 개방적인 인상을 준다. 하얀색 벽지로 마감해 실내 디자인은 밝고 환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가구는 원목으로 짜 맞춰 단정한 디자인을 완성한다.

개방적인 평면의 끝자락에 있는 방

개방적인 평면 위에서 동선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현관과 가족의 공동 생활공간인 거실을 지나자 끝에는 작은 방이 나온다. 이곳도 다른 실내공간과 마찬가지로 하얀색을 중심으로 꾸미고 틈틈이 나무로 마감한 모습이다. 그리고 왼쪽의 사다리가 이 집의 다락방과 아래를 이어준다. 면적이 작은 집이라면 수직으로 공간을 나누고 이렇게 사다리로 두 공간을 연결하는 방법도 좋다. 

작은 집에서 다락방 만들기

다락방에 올라오면 천창과 측면의 가늘고 긴 창을 통해 햇빛이 쏟아지는 광경을 마주한다. 작지만 알찬 공간구성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창으로 들어온 빛은 하얀색의 벽에 반사되며 실내를 밝히고, 작은 공간은 아늑한 감성을 더한다. 그럼 아파트에서도 다락방을 꾸밀 수 있을까? 적당한 높이를 확보할 수 있는 최상층이라면 가능하다. 여기 기사를 읽어보면 소형 아파트의 최상층에서 실내 공간을 나눠 다락방을 만든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조형미를 느낄 수 있는 거실 천장

다시 거실로 나와 시야를 넓혀 인테리어를 살펴보자. 이미 상술한 대로 거실은 지붕 형태를 그대로 살려 디자인했다. 주변 산세를 따라 지붕선을 결정한 덕에 독특한 모양을 가질 수 있었던 지붕은 내부에도 재미있는 형태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하얀색 벽지로 실내를 마감하자 조형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마루(지붕의 두 면이 맞닿은 접선)를 따라 아래에 드리운 조명도 디자인에 담백한 맛을 더한다. 

산뜻하고 경쾌한 주방 디자인

주방은 중후한 느낌보다 산뜻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하얀색과 나무를 사용해 꾸몄다. 가족이 모두 둘러앉아 따뜻한 한 끼 식사할 수 있을 만한 주방 디자인이다. 식탁 디자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간결한 철제 프레임과 나무 상판을 만들어 고정한 식탁이 거실과 요리하는 공간을 나눈다. 이와 함께 주방을 아늑하게 감싸는 역할도 겸한다. 

창, 바깥의 풍경을 담는 액자

창은 바깥의 풍경을 담는 액자이자, 집의 안과 밖을 이어주는 중요한 건축요소다. 창을 내는 위치와 크기가 공간의 질을 결정한다. 그래서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을 고려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표정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의 집은 멀리 보이는 산부터 앞마당의 가까운 풍경을 모두 담는 창을 마련했다. 창문과 문 아이디어는 여기에서 더 확인해 보자. 작은 집이지만 중정을 통해 두 세대의 적절한 관계를 형성하고, 구석구석 다양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한 대지 두 세대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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