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단단하게 안은 부드럽게. 초콜릿을 떠올리는 주택 디자인

Jihyun Hwang Jihyun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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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어느 때인지 모를 지나간 날을 그리워하게 되는 때가 문득 있다. 예전에 자주 듣곤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잊혔던 그리운 음악을 들었을 때 혹은 과거의 어느 순간을 기억하게 해줄 좋은 향기를 다시 맡았을 때가 그렇다. 그리고 언젠가 먹었던 음식의 향과 맛을 다시 한 번 느낄 때 등 그 당시의 경험과 기억이 어우러져 과거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과거로 다시 한 번 돌아가고 싶다 느끼며 그리워하는 마음은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과거의 그런 추억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세상을 살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도 하며 현재의 고착된 생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사람에게 긍정적인 좋은 감정을 주곤 한다. 그렇다면 과거의 좋은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진 집은 어떨까. 매일 집에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포근함이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기사글에서 소개할 주택은 건축주의 어린 시절 늘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리운 코르텐 스틸을 이용해 설계해 건축주에게는 무엇보다도 특별한 공간이 된 사례다. 지붕이나 외벽을 모두 코르텐 스틸로 시공한 개성적인 외관의 주택이다. 일본 Ishi Hideki Architect Atelier 에서 설계했다.

질감의 새로운 발견

건축주가 어릴 때 코르텐 스틸을 많이 접했던 까닭은 건축주의 아버지가 코르텐 스틸을 많이 사용하던 조각가이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은 코르텐 스틸로 만들어진 우편물 보관통과 문패가 걸려 있었고 주택의 실내에는 그런 아버지의 조각 작품이 널려 있었다고 한다. 새롭게 정비된 주택의 외관은 건축주의 가족이 살아오면서 많이 접해 누구보다도 더 친근함을 느끼는 소재로 시공됐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외관이다. 외관에 사용된 코르텐 스틸은 시간이 흐르거나 비가 온다 해도 크게 녹슬지 않고 심지어 녹이 슨다 해도 특유의 멋이 있으며 소재의 내부까지 부식되지 않게 처리했다. 물론 주택의 외관으로 흔히 쓰이는 소재가 아녀서 새롭고 낯설 수도 있지만, 벨벳과 같은 부드러운 직물의 질감을 상상하게 하는 모습에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연출된다. 유지 보수 비용과 도장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어쩌면 앞으로의 시대에 활용 가능성이 큰 새로운 소재가 될지도 모른다.

주변에 활력을 더하는 건물

전면 도로에서 주택을 바라보면 전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각도에 따라 마치 큰 초콜릿을 본 것과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이로써 흔하고 평범한 주택가에 활력과 흥미를 더하는 재미있는 건축물이 되었다. 또한 자세히 보면 코르텐 스틸로 만들어진 주택의 볼륨은 세로 선을 따라 안으로 갈수록 조금씩 축소됨을 알 수 있다. 이는 주변에 주택의 위용으로 인한 압박감을 줄이고 이웃과 경관을 배려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큰 구멍 속 거실

2층에는 자식 세대의 주거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압박감을 줄이고 풍부한 채광과 원활한 통풍을 위해 크게 나눈 공간이다. 큰 구멍을 낸 듯 유리문을 넘어 보이는 거실 공간은 현대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밝은 공간으로 연출됐다. 거실 공간을 프레임처럼 둘러싼 코르텐 스틸의 질감은 공간에 특유의 세련됨을 더한다.

외관의 대비

전면도로 방향으로 난 작은 창문이 있는 2층의 외관과는 반대로 높은 천장에 큰 구멍을 내어 상당한 개방감이 있는 다이닝 룸과 주방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설계 전 세로로 긴 주택 공간은 다소 협소해 보이거나 기능적으로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공간의 중앙에 주방을 배치하고 일련의 집안일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게 꼼꼼한 동선을 짜 기능적인 배치가 이뤄졌다. 높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풍부한 채광과 창문으로 바라보는 외부 풍경으로 하루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매력 있는 공간으로 마감됐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짙은 색의 목재와 흰색, 검은색, 식물의 푸른색이 더해져 더할 나위없이 진중하고 청명한 분위기의 공간이 완성됐다.

잠깐의 여유

집 안에서도 때로는 카페에 온 듯 때로는 갤러리에 온 듯한 여유 있는 시간을 느낄 수 있을 법한 공간 디자인이다. 단 하나의 화분일 뿐이지만 오히려 그 깔끔하고 단순함이 우아한 공간을 연출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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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후의 주택

해가 지자 집에 조명이 켜졌다. 코르텐 스틸의 균형이 맞물려 묵직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낯선 소재의 주택이지만 어딘가 친밀감 역시 느껴지는 진중함과 세련됨을 갖춘 이색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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