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흔히 마주치는 많은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비교적 작은 땅에 최대한 많은 세대를 수용해야 하는 경제적 필연성과 일조사선이 만들어낸 복잡한 형태의 결과이다. 성산동 또한 집장사들의 들쑥 날쑥한 형태의 집들이 즐비한 전형적인 서울의 동네다. 국내 전문가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는 이런 건축 부지 환경에 주목해 고유한 개성이 있으면서도 쓰임새가 좋은 주택을 고안했다. 비슷비슷한 동네 안에서도 위트가 느껴지는 파사드를 선보이고, 쓸모없는 공간을 최소화해 편안하고 쾌적한 주거 생활을 도울 집.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가 제안하는 주택의 미학과 라이프스타일을 성산동 고양이집을 통해 함께 살펴보자.
성산동 고양이 집은 13세대로 이루어진 다세대 주택으로 1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필로티, 2-3층은 각 네 세대, 4층은 두 세대와 테라스, 5층은 다락을 가진 세 세대로 이루어져있다.
성산동 부지 주변 환경을 둘러본 후, 만약 계획 건물의 어느 한 입면이 커다란 편평한 면이 된다면 건물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도 집에 대한 고유의 인상이 부여될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고양이집 건축의 시작이었다.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는 특별할 것 없는 균질한 동네 건축의 맥락속에서 성산동 다세대 주택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의외의 한 장면으로 다가오길 바랬다. 진입로 쪽에서 보이는 집 채 만한 고양이 얼굴은 문득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일반적으로 다세대 주택은 외벽 마감재로 벽돌을 사용하는데, 성산동 고양이집은 돌 마감을 내부 공용 공간에 적용하고 외부를 화이트 컬러 스터코(*스터코: 외벽 마감재로 시멘트, 석재, 목재를 포함하여 일반건설현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자재이다. 시공과 유지보수가 편리하고 단열과 방수가 동시에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로 마감해 기존의 내외부 마감 방식을 전복했다. 외부 형태가 다소 복잡하기 때문에 입면 재료를 화이트 컬러로 통일감을 주어 마감한 데 반해, 전면 파사드 창 하부와 1층 필로티 기둥 부분에는 오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블루 컬러의 타일을 시공하였다.
건물의 외벽과 구조를 보호하는 외벽 마감재는 건물의 첫 인상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더불어 거주자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캔버스와도 같다. 이 기사에서는 여덟 가지 외벽 마감재에 대해서 소개한다.
주거 쾌적성과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기본적으로 건물의 한 쪽 긴 복도에서 단위 주거에 들어가는 형식인 편복도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복도 천장에는 골드 컬러의 모던한 펜던트 조명을 설치해 은은하게 조도를 높였다.
전용면적 9평 전후로 구성된 각 집들은 넓진 않지만 모든 방들을 정형화하여 쓸모없는 공간을 최소화하여 효율적 쓰임새를 극대화하였다. 천장에 조명을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컴팩트하고 시원한 공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컴팩트한 사이즈의 주방과 욕실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형태로 따로 분리된 벽 없이도 안쪽 거실과 적당한 분리감과 개방감을 가지는 모습이다. 화이트 컬러의 벽면, 빌트인 가구와 내추럴한 원목색 바닥이 아늑하면서도 미니멀한 거실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다른 세대 모습이다. 이번에는 주방이 좀더 거실과 인접한 형태로 커다란 개구부를 통해 충분한 자연 채광이 가능해 밝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주방 조리대 가장자리에 작은 다이닝 테이블을 배치해 아일랜드 식탁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지만 기능적인 구조를 만들어냈다.
각 방마다 거의 벽면 전체를 차지하는 커다란 창문을 두어 탁 트인 전망과 개방감을 확보하였고, 천장면에 조명을 설치하는 대신 벽부등과 부분 조명을 활용하고, 내부 문의 높이를 일반적인 높이보다 약간 작게 함으로써 공간의 개방감을 시각적으로 더욱 높였다.
아파트와는 다른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다세대주택 인테리어, 그 중에서도 작지만 알차고 효율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다세대주택을 이 기사에서 소개한다.
다락방의 작은 창문을 통해 평화로운 주변 전경이 보인다. 마름모형으로 정사각형이 기울어진 듯한 창문에서 위트가 느껴진다. 흔히 찾을 수 있는 형태나 재료에 주목해 익숙한 요소를 통해 유희적인 요소를 만들어내는 건축가의 감각이 느껴진다.
거대한 고양이의 귀 부분으로 보이는 건물 입면 상단 모습이다. 원형으로 뚫린 구조는 전체 건물에 있어 추가적인 개방감을 더하는데, 여기에 전구 조명을 설치한 점이 독특하다. 테라스 공간을 밝히는 것 외에도 전체 그림을 고려한 부분이다.
밤이 되고, 고양이 눈을 연상시키는 뚫린 구조 안에 설치된 조명이 불빛을 밝히자 건축물의 위트와 감성이 한껏 살아난다.
어느 날 문득 그 주변을 지날 때 집채 만한 고양이 혹은 부엉이가 불을 밝히고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면서 나타난다면 동네에 또 다른 활력과 재미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