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 한옥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다, 은평 한옥마을 청인당

Juhwan Moon Juhwan Moon
청인당, 모노그래프 모노그래프 아시아스타일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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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한국인의 생활 방식이 오랜 시간에 거쳐 반영되고 축적된 공간이다. 추운 겨울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방을 덥히고, 무더운 여름이면 대청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는 것이 한옥의 맛이다. 커다란 창문을 활짝 열고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거나 산자락을 닮은 지붕 끝 처마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 것도 한옥의 매력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한옥을 떠나 아파트에서 지내는 오늘날, 전통 공간의 고유한 감수성을 되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옥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통한옥의 공간이 현대인의 생활방식을 담아내기 힘들다는 점이다. 침실과 동떨어진 화장실이나 거실과 분리된 주방 배치는 한옥을 불편한 공간으로 만든다. 더 나아가 한옥을 생각하면 대부분 2층 이상으로 공간을 확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한옥은 어떨까? 실제 거주자의 생활방식을 고려한 공간에 한옥의 아름다운 감수성을 담아낸 집이다. 게다가 실내공간은 복층으로 구성했다. 모노그래프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은평 한옥마을 청인당을 만나보자.

위치: 서울시 은평구 / 지역 지구: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한옥건축지정), 특별건축구역, 제1종 전용주거지역 / 대지 면적: 418.5㎡ /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 건축 면적: 94.14㎡ / 지상층 전체면적: 130.42㎡ / 전체면적: 218.2㎡ / 주차대수: 2 대 / 최고높이: 9.2m / 구조재: 지하-철근 콘크리트, 지상 및 지붕-한식 목구조(올드 더글라스) / 지붕 마감재: 한식기와 잇기(전통한식기와)

<사진: 박영채>

우리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담은 현대인의 생활공간

오늘의 집은 건축주 부부와 두 자녀를 위한 생활공간이다. 한옥의 공간과 아름다움에 관심을 둔 건축주는 은평 한옥마을에 보금자리를 꾸미기로 생각했다. 특히 건축주는 한옥 고유의 마당이 가진 공간감과 더불어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기대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건축가는 마당과 이어지는 1층 생활공간과 멀리 북한산 풍경을 바라보는 개방적인 2층을 계획했다.

두 필지를 넉넉하게 활용하는 주택 디자인 아이디어

아파트와 달리 한옥에서는 마당 같은 외부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오늘의 집은 두 필지 중에서 한 곳에 건물을 짓고, 나머지 공간을 모두 마당에 할애한 덕분에 넉넉한 외부공간을 누릴 수 있다. 한옥마을이 시작하는 곳이자 끝나는 점에 자리를 잡은 주택은 마을의 첫인상이 될 것이다. 밀도가 높은 도심의 개량한옥이라면 대개 도로와 만나는 한쪽 입면만 중요한 편인데, 이번 주택은 네 방향에서 입체적으로 건물을 바라보게 되는 점을 고려했다.

각 실들 사이를 구분하는 마당과 아늑한 공간감

오늘의 집은 1층 바깥 윤곽을 따라 툇마루를 배치하고 곳곳에 작은 마당을 계획했다. 주변의 시선을 적절히 차단하는 담장은 작은 마당을 감싸 아늑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와 동시에 툇마루는 각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복도가 된다. 그리고 작은 마당은 각 공간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다.

공간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개방적인 실내 배치

한옥은 기본적으로 네 개의 기둥으로 칸을 설정하고 공간을 확장한다. 예컨대 기둥 사이를 벽으로 막는다면 안과 밖의 경계를 만들 수 있고, 기둥 네 개에 두 개를 덧붙이면 두 칸 규모의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러한 칸잡이 방식은 다양한 공간을 만드는 기초가 된다. 오늘의 집은 실내외 공간 경계에 한식 창호를 설치하고 실내공간은 개방적으로 구성했다. 덕분에 상황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복층 한옥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집

1층의 거실과 침실 상부를 활용해 복층 형식으로 꾸민 2층은 주택의 독특한 풍경을 완성한다. 많은 이들이 한옥은 단층으로 계획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오늘의 집처럼 두 층으로 실내공간을 구성하는 방법은 어떨까? 현대인의 생활방식을 반영하고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해 꾸밀 수 있다. 전통 한옥의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집이다.

실내공간을 적절히 분리하고 연결하는 미닫이문 아이디어

오늘의 집은 실내에 전통 창호를 시공해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반투명 재질의 종이를 통해 빛이 은은하게 실내로 들어와 구석구석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이와 더불어 전통 미닫이문은 실내공간을 적절히 분리하고 연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상황에 따라 문을 활짝 열면 공간을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다.

각 공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거실 디자인 아이디어

주택 내부의 생활공간은 거실을 중심으로 바람개비처럼 펼쳐서 배치했다. 사진 속 거실은 기존의 한옥과 달리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이 돋보인다.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거실인 만큼 중성적인 색채로 벽을 꾸미고 바닥은 나무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려 마무리했다. 실제 거주자의 생활방식을 반영해 소파를 배치한 입식 생활 위주의 거실이다.

풍경과 함께 따뜻한 한 끼 식사가 기다리는 다이닝 룸

다이닝 룸은 그저 밥을 먹는 공간 이상을 의미한다.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며 서로 기억을 공유하고 추억을 쌓아가는 자리다. 오늘의 집은 다이닝 룸의 쾌적한 실내환경에 집중했다. 세 면에 창을 내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한 끼 식사를 나눌 수 있다. 높은 천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조명을 늘어뜨려 더욱 쾌적한 공간감을 강조했다.

북한산 자락을 담아내는 개구부 디자인 아이디어

북한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한옥마을은 기와를 얹은 지붕 풍경이 인상적이다. 2층에 올라와 창문을 활짝 열면 눈앞에 북한산이 펼쳐진다. 이와 동시에 겹겹이 이어지는 지붕 선이 독특한 경관을 형성한다. 전통 창호의 창살은 최대한 얇은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풍경을 가두는 느낌을 피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도 좋다.

네 개의 마당이 만드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는 집

오늘의 집은 모두 네 개의 마당을 갖춘 한옥이다. 앞서 가장 먼저 살펴본 동쪽의 넓은 안마당, 대문 앞의 마당, 거실과 이어지는 작은 마당 그리고 북쪽의 뒷마당까지 각기 다른 크기의 마당이 저마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러한 마당은 실내외 공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가족의 삶이 이어지는 바탕이 된다. 물론 일상 속에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의 표정이 바뀌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럼 도심 속 한옥의 새로운 변신은 어떨까? 여기 기사에서 시대에 맞춘 한옥의 반가운 변신, 종로구 누하동 한옥 프로젝트를 만나보자. 물론 더 다양한 한옥 프로젝트가 궁금하다면, 여기 기사에서 과거와 오늘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 일곱 곳의 한옥 스타일 주택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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