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설계에 있어서 반드시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단열재 시공이다. 단열재는 열의 손실이나 유입을 최소화하여 겨울철 일교차로 발생되는 결로 현상을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열재를 주택 외부와 내부에 시공하는 과정을 비유하자면 주택에 따듯한 외투와 내복을 입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주택의 단열이 부실할 경우 주택 내벽이나 천장, 창가 등에 이슬이 맺히게 되는데 이러한 습기는 구조체 내부로 스며들어 곰팡이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주원인이 된다.
오늘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에 자리한 오래된 단독주택이 증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이야기를 전한다. 40년 남짓한 이 노후주택은 허술한 단열로 인해 매해 겨울이 찾아오면 결로 현상을 겪어야 했다. 천장에 결로수가 고여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결로가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건축주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단독주택을 단단하게 보완하고 증축 및 리모델링을 통해 부족했던 주거공간을 확장하기로 결심했다. 건축그룹 [TAM] 의 손길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오늘의 주택 Black&White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대지면적: 156㎡ / 건축면적: 79.24㎡ / 연면적: 기존- 79.24㎡, 변경 후- 128.69㎡ / 규모: 기존- 지상1층, 변경 후- 지상 2층(+다락층)
증축과 리모델링의 대상이 된 주택은 무려 40년이란 세월에도 굳건히 버틴 벽돌주택이다. 주택의 외관이 벽돌로 마감된 덕분에 오랜 세월의 흔적을 어느 정도 숨길 순 있었지만, 주택의 구조는 건축주 가족이 직접 몸소 느낄 정도로 노후했다. 매 겨울이 찾아오면 결로 현상을 걱정하기에 바빴고,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면 천장엔 결로수가 고여 바닥으로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결로 현상뿐만 아니라 주택의 비효율적인 구조도 문제였다. 단층주택인 탓에 아이 둘이 크기엔 집이 좁았기에 이참에 리모델링과 증축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층엔 현관을 비롯하여 주방, 거실 등의 기본적인 생활 공간이 자리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느낄 답답함을 고려하여 거실과 주방, 다이닝 룸을 하나로 합친 LDK(Living, Dining, Kitchen)형 평면 구조도 돋보인다. 주방은 면적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일자형 조리대와 직사각형 다이닝 테이블로 알차게 구성했다. 반면 거실의 경우 주방만큼이나 면적을 넓게 사용한 모습이다.
증축은 징크로 마감된 박공지붕 형태의 매스를 얹혀 공간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위층과 아래층을 연결하기 위해 1층 천장 일부를 개방한 후 우드 상판과 메탈 프레임으로 구성된 계단을 설치했다. 그렇게 확장된 2층 공간엔 침실과 욕실 및 작은 거실 등이 배치되었고, 계속해서 3층 다락으로 올라가면 아이가 편히 머무를 수 있는 아늑한 아이방이 자리한다.
확장된 2층과 3층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천장과 벽면의 마감 방식이다. 증축 건물의 구조체인 목제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후 반투명 외장재로 마감함으로써 건축주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은은한 빛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자연광만큼이나 훌륭한 조명도 드물다는 것을 눈으로 증명해주는 대목이다.
계단과 2층 창가 사이에 남은 여유 공간엔 그동안 쌓아왔던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담아냈다. 아담한 가족사진 액자를 나란히 배치했고, 평소 좋아하는 꽃이나 그림과 같은 소품도 함께 매치하여 공간의 허전함을 소소한 즐거움으로 채워 넣었다.
마치 나만의 아지트처럼 아늑하고 옐로우 인테리어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아이방은 훗날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성장해주길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과 애정이 담긴 공간이다. 비탈진 지붕 모양에 맞춰 수납장 및 선반을 짜임새 있게 배치한 후,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들로 빈 공간을 채워 넣어 아이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2층 욕실은 보다 남다른 구조를 자랑한다. 평소와 같았으면 샤워부스 옆에 자리할 세면 공간이 놀랍게도 욕실 문 밖에 자리를 잡았다. 세면 공간을 따로 분리하면 기존 욕실을 더욱 넓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욕실이 사용중일 경우에도 이를 닦거나 손을 씻는 등 보다 편리한 활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