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병을 없애 주는 인테리어

Eunyoung Kim Eun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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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은, 실제로 집을 떠나 생활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매일 엄마가 해 주시던 따뜻한 식사뿐 아니라 내 내 침대와 베개의 냄새까지 모두 그리운 것이 사실이다. 엄마가 매일 진수성찬을 차려주신 것도 아니고 내 방이 그렇게 깔끔하거나 예쁜 방도 아닌데, 왜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집밥과 보잘것없는 내 방이 뼈에 사무치도록 그리운 것일까? 타지에 있으면서 이렇게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지나치게 심해지는 것을 향수병(鄕愁病)이라고 한다. 향수병 증상은 마음이 우울해지고 몸이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동반하고 심하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등 다른 정신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해서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수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바쁘게 생활하는 것과 같은 고향 친구들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화를 나누거나 이웃과 친하게 지내며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 등이 있다. 즉, 향수병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무언가를 바꿀 필요가 있는데, 생활 습관을 바꾸든지, 생활환경을 바꾸는 것 등이 이런 변화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이나 친구와 대외 활동을 하는 것이 생활 습관에 관한 것이라면, 오늘 우리가 알아볼 테마인 향수병을 없애 주는 인테리어는 생활환경을 바꾸는 것에 해당 될 것이다. 우연히 찾아와서 몸과 마음을 황폐해지게 만드는 향수병을 멋진 인테리어로 극복해보자.

밝고 환한 침실

햇빛이 우울한 기분을 없애 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우울증 예방에 하루 1~2시간 정도 햇빛을 쬐서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거기에 심리치료에 유용한 컬러테라피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레드 컬러는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뇌척수를 자극하여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한다. 적극적인 행동을 불러오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에너지 발산을 촉진하여 기운이 없거나 우울할 때 에너지를 줄 수 있다. 뜨거움, 강렬함, 생명, 정열, 야망 등 대체로 정적인 느낌보다는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레드 컬러는 향수병을 겪고 있는 사람의 거실이나, 침실, 주방에 이용하면 식욕을 돋게 하고 밝고 활발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사진 속 침실은 밝은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위치해 레드 컬러의 커튼과 침구로 밝은 기운을 극대화한 모습이다. 또한, 머리맡 벽의 플라워 패턴 월 페이퍼와 우드 수납장, 밝은 코코아 컬러의 바닥 등 전체적으로 웜톤 컬러를 사용해 따뜻한 기운으로 우울한 기분을 상쇄시켜 줄 것이다.

비데가 설치된 욕실

비데(Bidet)는 15세기경 프랑스 귀족사회에서 기르던 애완용 조랑말을 가리키는 단어였다가 16세기부터 더운물을 담아놓고 뒷물 처리를 하는 도기제품으로 유럽의 귀족계층이 말을 타듯이 걸터앉아 사용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래야 어찌 되었든 오늘날 비데의 목적은 뒷일을 보고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고, 볼일을 보고 난 후 항상 물로 깨끗이 씻으면 샤워를 한 듯 기분이 상쾌해진다. 비데가 향수병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아기들이 기저귀를 갈 때마다 엄마들이 깨끗한 물로 씻어 뒤처리를 해주는 것을 보면, 마치 어린 시절 엄마가 우리를 씻겨 주시던 기억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요즘은 기본 세정 기능을 넘어서 좌욕 효과가 있는 비데도 있다고 하니, 위생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모두 좋을 것으로 보인다.

엄마 품처럼 포근한 소파

원인과 치료법 등, 향수병에 관련된 모든 것이 어머니의 사랑과 연관되어 있다. 힘들때 엄마 품이 그리워지듯 엄마 품처럼 포근히 우리를 감싸 줄 따뜻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향수병을 극복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24시간 항상 우리 옆에 있어줄 수는 없으므로, 자신이 원할때면 언제든지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낄수 있는 환경으로 주변을 꾸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은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웜톤인 브라운과 그린 계열로 꾸며진 포근한 소파를 두어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안정되고 포근해지는 느낌이다. 소파 위의 플라워 패턴 방석과 쿠션들이 사랑스럽고 따뜻한 느낌을 더해 주고 있다. 

고향을 떠올리는 향기

마르셀 프루스트는 어느 겨울날 어머니가 내어준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다가 유년시절의 추억을 기억해 냈고, 이 경험으로 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 역시 마르셀처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마들렌과 홍차의 향을 통해 되살려내면서 그 방대한 기억과 회상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처럼 특정 향을 맡았을 때, 그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는 현상을 작가의 이름을 따서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필라델피아의 모넬 화학 감각센터의 레이첼 헤르츠 박사팀에 의하면 후각은 대뇌변연계에서 감정과 결합하므로 단순히 과거의 사실이 아닌 그 당시 감정까지도 되살리는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르셀의 홍차와 마들렌처럼 우리에게도 각자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 줄, 향기가 있을 것이다. 고향의 향기가 가득한 차나 음식을 먹으며 고향에서의 추억에 잠시 빠져보는 것도 향수병 치료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동심으로 돌아가는 그릇

신혼집 20평대 self interior: toki의  다이닝 룸
toki

신혼집 20평대 self interior

toki

기분이 우울할 땐 지나치게 심각한 것보다 조금 유치해지는 것도 괜찮다. 가끔 우리는 유치한 장난을 치고, 유치한 영화를 보거나, 혹은 아이처럼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아니라면 이런 기분 정도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괜찮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전시하거나 어릴 때 사용하던 것처럼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그릇을 사용하면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듯해 기분이 좋아진다. 키덜트(kidult)족이 늘어나는 현상을 보면, 겉으로 차가워 보이는 현대인들이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아이처럼 무조건적인 사랑과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기분전환을 위한 옷과 신발

기분이 우울할 땐 멋지게 치장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자들이라면 이 기분을 잘 알 것이다. 우울할수록 외모에 더 신경을 쓰고 예쁘게 꾸미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 몸이 기분의 변화를 통해 컨디션을 회복하려는 일종의 심리적 자기방어 본능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사진 속 드레스룸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전부 입어 보고, 신발과 가방도 맞춰 보고 옆의 파우더 룸에서 예쁘게 화장까지 하고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공들여 한 화장과 옷차림이 아까워 갑자기 외출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약속이 없다면 집 근처 카페에서 맛있는 케잌과 차를 마시거나, 저녁 찬거리를 사러 장을 마트라도 가보자. 잠시나마 우울한 기분이 날아가 버릴 것이다. 사진은 러시아의 실내 건축가 ONE STUDIO의 Apartment/6 프로젝트 중 드레싱 룸의 모습이다.

마음을 정리해주는 청소기기

청소는 단순 노동이지만 청소를 하다 보면 어느새 무아지경에 이르러 마음이 정돈되고, 깨끗해진 것을 보면 마음의 걱정도 깨끗이 씻겨나가는 것처럼 상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울하다고 무기력하게 누워만 지내지 말고, 깨끗하게 청소와 빨래를 해보자. 햇볕에 바짝 마른빨래의 향기는 고향 집에서 맡던 향기 함께 기분 좋은 추억을 떠오르게 해 줄 것이다. 

향수병은 타향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정상적인 마음의 상태이므로 지나치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지나치게 우울해 할 필요도 없다. 다만, 너무 가벼이 여겨 방치하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극복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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