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면적이 주어져도, 어떻게 계획하고 연출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오늘은 59평 아파트를 살펴보자. 어두운 컬러의 마감재와 주조명없이 조도가 낮은 간접조명뿐이라 좁아보였던 기존의 공간이었지만, 전체적인 마감재변경과 불필요한 가벽과 오브제 제거를 통해 공간을 넓고 밝게 변화했다. 바라봄디자인에서는 갈수록 늘어날 책과 살림을 위해 충분한 수납공간을 만들고,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마감재로 실내를 연출했다. 기존 재사용할 가구와 새로 들어올 식구 모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공간으로 지금 들어가 보자.
라이트 그레이 컬러가 포근히 감싸는 거실이다. 웨인스코팅으로 장식한 벽면에는 과하지 않은 프렌치 스타일을 살짝 가미했다. 여기에 무광의 바닥 타일이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펼쳐진 바깥 전망을 시원히 감상할 수 있는 코너 창으로는 밝은 햇살이 깊숙이 들어온다. 텔레비전 벽면과 바닥 타일과 동일하게 구성해 통일감을 더욱 살리고 있다.
식사하는 공간에서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 화려하지만 조잡하지 않고, 고급스럽지만 유난스럽지는 않은 조화로운 다이닝룸이다. 어느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 온 듯한 왠지 모를 설렘까지 느껴진다. 우아한 풍미를 부드럽게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한 달 넘게 계속된 건축가의 디테일한 고민 덕분이 아닐까. 정교함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주방가구는 무광 컬러 제품이 사용되었다. 내구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겸비한 제품을 믹스해 가격과 질을 동시에 맞추고 있다. 아일랜드를 포함한 큰 ㄱ자 조방과 냉장고 쪽으로 큰 가전 소물장까지 상당히 많은 수납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했다. 아일랜드 식탁은 보조 조리대 역할뿐만 아니라 바쁜 출근길이나 등굣길에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소가전들은 상판 위에 주르륵 자리를 잡았고 벽타일은 최대한 튀지 않는, 거실 메인 컬러와 동일한 톤의 타일을 골랐다. 전자레인지를 깔끔하게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춘 주문 제작한 싱크대도 참고해보자. 곳곳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도 위치한다. 언제나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을 넓은 조리공간을 확보해냈다.
또 다른 거실같이 큰 면적을 뽐내는 안방을 살펴보자. 기존 거실 책장으로 쓰던 가구와 장식장을 모두 안방에 들어놔도 넉넉한 자리를 자랑한다. 필요에 따라 등받이를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모션 침대이다. 헤드가 없는 침대이기에 헤드 벽면은 과하지 않게 살짝 장식했다. 화장대 겸용 서재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존 가구를 침대 옆으로 배치해 고풍스러운 미를 올려낸다.
침대 맞은편으로는 기존 붙박이장을 활용해 재질과 컬러감을 맞췄다. 자주 입는 옷과 여행가방 등을 수납할 수 있는 다채로움으로 구성됐다. 은은한 조명과 그레이 컬러의 콜라보는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차분함 속에 묻어나는 깊이는 무겁지 않은 깔끔함을 자아낸다. 옆으로는 별도로 마련한 드레스룸을 볼 수 있다.
부부 침실 안쪽에 슬라이딩 문을 열면 만나볼 수 있는 욕실이다. 마치 호텔과 같은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욕조와 샤워부스 자리를 분배하고 그 앞쪽으로는 한편으로 공간을 몰아 긴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최대한 심플해 보이도록 도어까지 매입되게 시공하고 브론즈 유리 도어를 달아 욕실용품들의 위치와 수량이 눈에 잘 보도록 연출한다. 신체적인 특징과 생활 습관, 들어갈 욕실 물품을 모두 고려해 계획된 공간이다.
곧 중학생이 될 자녀의 방이다. 독립적인 공간으로 뒤편으로는 옷을 따로 수납할 수 있도록 한 공간 안에 가벽을 세워 침실과 드레스룸을 분리했다. 드레스룸에는 최대한 수납이 되도록 한쪽은 자주 입는 옷과 가방을 수납할 수 있도록 오픈형으로 제작했다. 왼쪽으로는 머리부터 말끝까지 보이는 거울을 시공해 공간 사용의 효율을 올린다.
드레스룸 뒷벽은 침실의 헤드 역할도 하기에 몰딩을 돌려 심플한 아트월로 꾸미고 있다. 잠잘 때 껐다 켰다 할 수 있도록 취침용 벽 등도 별도로 설치했다. 공간을 사용하는 이를 배려한 센스를 느낄 수 있다. 침대는 윔그레이 톤의 패브릭 베이스이다. 안방 침대와 마찬가지로 등받이와 무릎까지 조절할 수 있는 모션 침대이다. 소파 협탁을 사이드 테이블로 사용한다.
나란히 옆으로 있는 서재 방과 자녀방은 기존 원목 바닥재를 그대로 살렸다.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도 있고 손님이 오면 게스트룸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편안함을 전해준다. 짙은 브라운 컬러에 맞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온 가족이 책을 읽는 취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서재는 자녀의 공부방을 겸한다. 때문에 놓인 두 개의 책상은 상황에 따라 바꿔 사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내보인다. 또 다른 가족실의 탄생이다.
강렬하면서도 집중도 있는 블루 컬러를 선택해 한쪽 벽면을 마감했다. 살짝 옐로가 섞인 색감 덕분에 그윽한 온화함까지 느껴볼 수 있다. 앞뒤로 수납할 수 있는 슬라이딩 형식의 무빙 책장도 눈여겨보자. 기존의 책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한 건축가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천장의 조명은 리모컨으로 분위기에 따라 혹은 필용 따라 밝기를 조절하거나 색상을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한 공간이다.
거실, 주방과의 통일감을 주기 위해 동일한 바닥 타일을 선정해 고급스럽게 감싼다. 네이비와 그레이 컬러의 믹스 매치가 된 신발장은 중후하면서도 클래식한 매력을 선보인다. 유리 중문을 사용해 살짝 무거울 수 있는 현관의 무게감을 덜어낸다. 자주 사용될 출입문이기에 내구성 있게 제작하고 앞뒤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양방향 여닫이를 선택해 실용성을 높이고 있다.
모던한 느낌 속에 따스함을 스며든다. 현관과 이어지는 좌측 벽으로는 그림을 걸어둘 수 있게 레일을 시공하였다. 우측 벽으로는 누르면 열리는 터치형인 붙박이 수납장이 위치시켰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마치 벽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깊이도 다양해 작은 물건부터 청소기, 골프가방 등의 큰 물건까지 모두 보관할 수 있는 넉넉한 품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