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만의 달콤한 이야기를 그려낸 양평 단독주택

Jisoo Yu Jisoo Yu
양평 회현리 달콤한 家 - 건축주의 생생한 설계이야기, 위드하임 Withheim 위드하임 Withheim 컨트리스타일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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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타인에게는 지나칠 정도의 무관심을 표하는 우리의 마음을 녹이고, 차디찬 도시인들의 감수성을 사로잡는다. 뿌리 없는 나무는 없다. 스스로에게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스토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은 달달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경기도 양평군 회현리에 달콤한 가(家)에 대해 살펴보자. 건축학을 전공한 남편과 도시계획을 전공한 아내가 직접 설계하고 위드하임이 시공을 진행했다. 가족들만의 온기 있는 철학이 기둥이 되어 든든하게 공간을 만들어낸다.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열린 공간들이 퍼즐을 맞추며 달콤한 가(家)를 이룬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는, 마음속에서 꿈꾸던 그 집. 상상이 현실로 나타난 오늘의 집으로 지금 들어가 보자.

시공 : ㈜위드하임 (빌더팀:위드하임4팀) / 설계 : 김정수, 원효연 사진 : 김정수 / 지붕 : 리얼징크 / 외장 : 적고벽돌 / 마루 : 강마루(동화자연마루) / 벽지 : 합지벽지(개나리) / 창호 : 독일식 3중창(앤썸창호), 벨룩스 천창 / 현관문 : 코렐도어 / 외부데크 : 루나우드 / 싱크대 : 이케아 / 욕실 및 위생 : 대림, 아메리칸스탠다드, 이케아 / 조명 : 레드밴스, 비츠조명, 을지로 제작품 등 / 내부제작가구 : 자작, 오크, 애쉬 집성목

모눈종이에 그리는 꿈

결과보다 과정에서 흘렸던 땀방울을 훨씬 값지게 기억할 때가 많다. 사진 속 콘셉트 드로잉은 10개월의 노력을 대변해준다. 건축주는 집터가 대강 정해지고 설계가 시작되면서 모눈종이를 출력해서 한 묶음씩 집게로 대강 집어서 들고 다녔다. 공간의 크기를 가늠해보고 동선을 연결하는 수백 장 넘게 그려진 그림들은 목수 팀의 손을 빌려 기둥이 되고 벽이 되고 바닥이 되어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마법 같은 건축 과정은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고, 목조주택의 골조 위에 각종 설비와 전기와 도배, 장판, 타일 등등 마감을 거쳐서 오늘의 집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건축주 가족들은 지금, 그 집에 살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담을 집

골조 시공 현장을 방문한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다. 건축주 부부는 서울에서 양평으로 이사 온 후, 4년간 전원주택에 살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서 가족에게 필요한 집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었다. 남쪽을 향한 뷰, 진입 경사가 심하지 않은 반듯한 150~200평가량의 토지, 주방, 거실 겸 식당, 방 3개, 욕실 2개, 다락방을 가진 2층 집, 벽돌 외장재 등이 거주자가 원하는 집의 최소한의 조건이었다. 여기서 피와 살을 붙이고 더하고 빼고를 반복하면서 집의 모양을 구체화해 나갔다.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소통하는 공간

내부부터 살펴보자. 대면형 주방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열린 공간이다. 현관 중문은 폭은 넓게 잡고 얇은 프레임과 투명 유리로 개방감 확보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택하는 남동향보다는, 가족의 주된 활동 시간이 저녁이라는 점을 고려해 남서향을 선택했다. 정면으로 펼쳐진 고즈넉한 뷰와도 일치한다. 가족이 다 모이는 오후, 밝은 기운이 남은 거실에서 하루 종일 받은 햇빛에너지를 난방 삼아 훈훈한 저녁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1층 계단 및 쉼터

항상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열린 관계를 지향한다. 오픈된 마음으로 접근해도 공간이 닫혀있으면 대화가 단절된다는 건축가의 신념은 집 곳곳에 깊게 베여있다. 주방에서 거실로 서재로 이어지는 공간의 연속, 집 전체가 하나로 연결된, 열린 구조이다. 1층에는 주방, 거실, 서재 등 공용공간을 배치하고,  2층에 3개의 방을 배치하여 중앙의 가족실로 동선이 모일 수 있도록 구성한다. 사진 속 공간은 연속된 그 길에 위치한 작은 포인트 쉼터이다.


맞춤형 주방 구성

가족들이 주로 모이고 공동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은 다이닝룸이다. 거실과 식당을 통합하고 큰 테이블을 배치해서 주생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거실 전면에는 큰 파티오창을 통해 메인 뷰를 조망할 수 있다. 실내에서도 정원과 연결된 기분을 한껏 느껴보자. 우드와 화이트의 부드러운 조화가 꽤나 인상적이다.


자연은 최고의 그림

귀가한 아이들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주방에서 일하는 엄마와 눈을 마주한다. 간단한 인사와 대화를 나누고 나서야 2층에 있는 각자의 방으로 올라갈 수 있다. 식사 준비가 끝나면 거실 상부에 뚫린 보이드를 통해서  밥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2층에 전해지고, 명랑한 아이들의 대답이 힘차게 들려온다. 아직까지 혼자만의 시간보다 엄마에게 전해줄 이야깃거리가 많은 아이들은 곧장 내려와 테이블에 앉아서 숙제를 하면서 그날의 일들을 조잘대곤 한다.

모듈식 주방 설계

주방이다. 열린 공간구성의 단점인 냄새의 확산에 대비하여 쿡탑과 후드를 구석으로 넣고 주방, 거실, 가족실, 지붕까지 창을 열어서 즉시 환기가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건축주 키에 맞는 싱크대 높이, 넓은 아일랜드 대면식 도기싱크볼, 원목 상판으로 꾸미고 상부장은 없애 하부장만으로 전체를 수납공간을 구성한다. 모듈식 구성의 이케아 제품 특성에 따라 주방을 알차게 설계했다.

건축가의 로망을 실현한 넓은 계단

피아노계단과 일반계단의 반반으로 구성된 넓은 계단이다. 한정된 1층 건축면적의 제약 속에서 폭이 넓은 계단의 존재는 건축가에게 공간 분할의 적정선을 고민하게끔 했다. 하지만 초기부터 구상한 계단 콘셉트를 포기할 수 없기에 거실 공간의 폭을 다소 줄이는 대신 양옆으로 길게 다시 계획하고, 전면으로는 창을 열어 정원까지 공간의 시각적 확장을 유도한다. 동시에 2층으로 보이드를 열어 수직 개방성을 확보하고 있다.

가족애가 묻어나는 계단, 아이들의 놀이공간과 서재

거실을 양보해서 얻은 넓은 계단에는 벽면 전체에 책장을 짜 넣었다. 피아노계단과 일반계단으로 반반 구성하여 서재의 연장으로 활용한다. 아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서재이자 놀이공간으로 변신한 계단은 오늘의 집의 대표 공간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넓은 계단 폭을 고집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남편이 직접 찍은 가족사진을 눈높이에 맞춰 전시한 것 또한 눈여겨보자.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가족구성원과 한 명씩 눈이 마주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가족 구성원의 역사를 진득이 담아낼 공간이다.

다용도로 활용하는 스킵 플로어

대청과 서재와 계단을 연결하는 공간은 다른 장소에 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었기 때문에  초기 설계 과정에서 몇 번이고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청 아니면 썬룸을 달라는 아내의 고집과 서재와 계단의 연결을 원하는 남편의 의견,  단순한 건물 외관의 지루함을 극복해 줄 입면 요소의 필요성 3박자가 결합되어 집 안 곳곳을 알차게 이어주는 사진 속 공간은 끝까지 ‘살아남게’ 되었다.

또 다른 스킵 플로어 주택을 만나보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해보자.

슬라이딩 도어를 통한 두 아이의 방

2층에 나란히 위치한 두 아이들의 방이다. 대칭으로 계획하되, 방 사이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도어를 벽 속으로 밀어 넣으면 하나의 방으로 연결되어 함께 놀 수 있고, 필요시에는 문을 닫아 각자의 방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한다. TV는 필요한 때에만 시청할 수 있도록 다락으로 올려서 설치했다. 식구들이 다락에 모여 영화를 볼 때에 영화관 같은 아늑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장난꾸러기 아들 덕분에 다락 난간에서 보이드를 통해 1층 거실까지 열린 공간으로 종이비행기와 색종이 프로펠러가 팔랑팔랑 넘나든다.

따스한 햇살을 가득 받는 욕조

햇살 가득한 욕조에서 즐기는 오후의 목욕은 상상만 해도 너무나 달콤하다. 2층 메인 욕실을 과감히 남쪽에 배치하고 세로로 긴 창을 뚫어 건축가의 로망을 이루었다. 욕실과 화장실은 아쿠아 유리가 들어간 가벽으로 분리하였다. 화장실 쪽은 바닥을 높여 건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공하되, 물청소를 위한 배수구는 남겨놓는다. 욕실 벽에 자리한 매립식 선반은 골조가 시공된 상태에서 부부가 직접 줄자로 재어가며 위치와 크기를 정하고 시멘트 보드 위에 연필로 그림을 그린 그대로 시공되었다. 목욕의 즐거움을 더해줄 향초와 스피커가 쏙 들어간다.

각각의 공간이 만나는 가족실

건축주 부부는 수평이동의 지루함을 깨고 활기를 주는 수직이동 공간을 구상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 1층의 스킵 플로어와 더불어 공간의 입체감을 한껏 느낄 수 있는 2층의 가족실은 3개의 방과 메인 욕실, 1층과 다락으로 각각 이어지는 계단이 모이는 공간이다. 단지 이동하는 복도가 아닌 가족실로 확보한다. 공간의 다양성은 겉치장이 아닌 공간 그 자체에서 나온다는 건축가의 신념이 실현된 공간이다.

자연을 담은 창

빛과 그림자는 빈 공간을 넘치지 않게 채워준다. 가족실 뷰포인트에는 보이드 너머로 갤러리 스타일의 팍스 창을 구상했다. 큰 그림 하나 거는 기분으로 크게 뚫기로 결정하였고,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미술관에서 관람하듯이 감상할 수 있게 연출한다. 가족실 북측에 짜넣은 자작 의자에 걸터앉아 팍스 창을 바라보면 저 멀리 한강 남쪽의 큰 산줄기부터 논과 밭, 양옆의 가까운 숲까지  원경과 근경이 중첩된 그림처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짓고 싶은 집의 첫 번째 이미지

어스름 저녁 엄마는 주방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식사 준비를 하고, 아이들은 탁 트인 거실과 서재에서 책도 읽고 공을 튀기기도 하며 놀고 있다. 퇴근하는 아빠의 차소리가 들리면 계단에서 고양이가 후다닥 뛰어내려온다. 창문으로 아빠를 확인한 아이들도 앞다투어 현관으로 뛰어간다. 그 모습을 거실에서부터 창을 통해 마당으로, 공중으로, 2층 집의 전경을 보여주며 줌아웃. 이것이 건축주가 짓고 싶은 집의 첫 번째 이미지였다. 

주택 외관 및 방향

달콤하고 따뜻한 콘셉트에 맞는, 적고벽돌로 꾸며진 외관이다. 고벽돌의 국내 수입물품이 총괄 입고된다는 평택항까지 부부가 함께 휴가를 내고 직접 달려가 거대한 벽돌더미 속에서 원하는 색감의 고벽돌을 찾아냈다. 고벽돌의 색감을 정하는 데에도, 메지의 색을 정하는 데에도  다양한 시공사례를 찾아서 비교해봐야 했기 때문에 건축가 부부는 양평 일대에 존재하는 고벽돌집이란 집은 거의 다 돌아다녔다. 그렇게 달콤한 가(家)는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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