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북구에는 재개발을 준비하는 곳이 많다. 오래된 마을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이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물론 도시재개발에는 공익과 사업성 그리고 정치의 삼각관계가 영향을 끼친다. 최근 서울 시내 재개발정비예정구역이 해제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관계가 작용한다. 서울시 성북구의 한 재개발정비예정구역도 2016년 해제되었다. 아직 마을의 풍경은 큰 변화가 없지만, 작게 나뉜 대지마다 조금씩 새로운 삶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바로 이번 기사에서 만나는 마이크로 하우징 프로젝트도 같다. 한국의 건축사무소 OUA 오유에이에서 설계한 마이크로 하우징은 만남과 어울림이 있는 공간이다.
마을의 풍경은 지난 10년간 같은 모습으로 머무르고 있었다. 허물어진 집이나 사람이 떠난 집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새 집들이 들어선다. 특히 오늘의 프로젝트는 마을 보행로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4m 정도 높이 차이를 지닌 땅을 고려하고, 대지의 규모와 특성을 살려 건물을 앉혔다. 새하얀 외관은 마을에 들어서는 이들이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느끼게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건물이 들어선 자리에는 두 대지가 존재한다. 도로와 만나는 대지는 규모가 작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고, 옆의 대지는 도로와 만나지 않는 이른바 '맹지'다. 이런 상황에서는 종종 두 대지를 합치는 '합필'을 거쳐 개발한다. 그러나 건축주와 건축가는 주요 영역을 공유하는 방식의 '건축협정'을 선택했다. 작은 규모의 주택정비를 계획한 셈이다.
건물의 외벽은 흰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완성했다. 덕분에 어딘가 허전한 마을에 밝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리고 외벽에 설치한 조명과 공용공간 조명은 타이머를 설치했다. 특히 외벽 타이머는 마을길을 오가는 사람의 앞길을 밝혀준다. 언제나 빛이 가득한 공간을 만드는 디자인 아이디어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파트 생활공간이나 개인의 삶에 맞춘 공간은 만남과 소통의 여지를 줄인다. 그런 점에서 사진의 옥상정원은 거주자가 함께 만나 어울릴 수 있는 야외공간이 된다. 작은 화분에 텃밭을 가꾸거나, 모든 이들이 야외 식사를 즐기는 건 어떨까?
기존의 셰어하우스는 침실을 제외하곤 나머지 공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개인별 공간에 대부분 시설을 갖춰 사생활을 보호한다. 그리고 주차장, 로비, 계단실 등 공용공간을 모두 공유하는 형식이다. 셰어하우스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개별 거주자의 일상을 고려한 결과다.
따뜻한 밥을 함께 나누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식구라고 부른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서로 다른 이들을 엮어주는 공간으로 공용주방을 주목한다. 넓고 쾌적하게 구성한 공용주방은 집에 머무는 이들이 서로 마주치고 스스로 공동체를 이루는 공간이 된다. 앞서 살펴본 옥상정원과 1층 외부공간에 더해 만남과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소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주방은 언제나 깔끔하게 관리하는 것을 신경 써야 한다. 여기 기사에서 소개하는 청소법을 살펴보고 위생적이고 쾌적한 주방 실내환경을 유지하자.
그럼 주방 인테리어를 자세히 살펴볼 차례다. 어느 집이나 주방은 우리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만드는 곳이다. 따라서 위생적인 실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주방을 흰색으로 꾸미고 곳곳에 선반과 조명을 설치해 발랄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금세 어수선한 공간이 되기 쉬운 주방을 깔끔하고 기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서로 다른 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대지의 경계에 자리를 잡았다. 이와 동시에 계단을 중심으로 나머지 영역을 배치해 공간을 구성했다. 계단실의 벽에는 파스텔 색조를 가미했는데, 이는 시각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온화한 공간감을 전달하는 디자인 요소다.
모서리에 낸 창은 주변의 풍경을 담아내는 액자가 된다. 또한, 자칫 답답한 공간이 되기에 십상인 모서리에 개방감을 부여한다. 그리고 풍부한 빛과 바람을 끌어들이는 창가에는 바 테이블을 설치해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그리고 파란색 조명을 늘어뜨려 식탁 위를 환하게 밝힌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공용공간을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이를 위해 개인별 공간에는 별도로 작은 주방과 욕실을 더했다. 개인의 공간은 복층으로 실내를 구성했는데, 다른 공용공간과 마찬가지로 흰색으로 실내를 꾸며 싱그러운 기운을 북돋는다. 계단 디딤판은 나무로 마감해 자연의 색과 감각을 가미한다.
개인 공간에 마련한 욕실은 거주자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함이다. 흰색으로 벽을 마감한 욕실은 천장에 톡톡 튀는 색채 감각을 더했다. 단순히 몸을 씻는 공간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일상의 휴식을 위해 활용하는 욕실이다. 붙박이 위생 설비는 공간을 절약하는 데 좋다.
오늘의 집은 오래된 주택 사이에서 밝은 미소로 모든 이를 맞이하는 주거공간이다. 그럼 같은 건축가가 디자인한 또 다른 마이크로 하우징은 어떨까? 여기 기사에서는 고시원을 마이크로 하우스로 바꾸는 사례를 변신 전과 후를 비교하며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