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인테리어는 입주자 개별의 취향 및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같은 규모와 형태의 평면, 같은 종류의 마감재로 대량 생산을 통해 공급할 수 밖에 없는 주거 유형이다. 이런 아파트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요구했다.
의류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하는 젊은 부부는 사업의 특성상 여러 가지 색상들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낸다. 눈이 쉴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퇴근 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었다. 결국 건축주 내외는 인테리어 공사를 결정하면서, 눈과 머리가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을 수 있는 무결의 공간을 요구했다. 모든 건축 요소들이 최대한 사라지거나 단순화되어 그 속에 머무는 가족의 배경으로만 자리할 수 있도록 순백의 캔버스를 계획했다.
설계 : (주)건축사사무소 서가
사진 :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