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운중동 단독 주택 지역 내에 지어진 두 자매 가족을 위한 두 채의 집

성인이 되면서 떨어져 가정을 꾸려 아파트에서 살던 두 자매가 주택을 지어 한 집에서 함께 살기로 하여, 땅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마침 자매 중 동생의 남편이 대학 동기여서 만들어진 기회였다.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는 대지와 대로변에 위치한 대지 두 개를 놓고 함께 고민을 나누다 아이들의 안전 문제, 소음 등을 고려하여 현재의 공영주차장 옆 대지를 선택하게 되었다.

대지에 공유외부공지, 주차장(2대), 두 채의 집, 그리고 각 집에 속하는 정원을 나누어 배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두 자매 가족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정원을 각각 갖추기를 원했고, 두 채의 집 또한 실내에서 아이들이 뛰어도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성을 원했다.

여러 배치 대안을 검토하다 공유외부공지는 공영주차장 쪽인 서측으로 배치하고 주차장은 반지하로 계획한 뒤, 공유외부공지를 한집에서 정원으로 사용하고 다른 집의 정원은 건물의 후면으로 배치하는 지금의 배치안으로 결정하였다.

많은 듀플렉스 주택이 의도적으로 두 채의 집을 밖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 집은 규모상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도록 계획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외벽의 마감과 지붕 디자인까지 하나의 집처럼 보이도록 계획하였다. 각 집의 주출입구 또한 전면에서 한 곳으로 진입한 뒤 양쪽으로 갈라지는 방식으로 계획하여 한 집인 듯 두 집인 건물의 특성을 반영하였다.

각각의 주택은 직육면체의 오른쪽 위(정원)와 왼쪽 아래(주진입마당)를 들어낸 형태의 메스를 양쪽으로 분할하여 배치하고 2층 규모에 다락까지 활용할 수 있는 수직적인 구성을 갖도록 계획하였다. 1층에 주방과 거실을, 2층에는 부부방 및 아이들 방를 배치하고, 다락에는 천창을 두어 수직적 공간 경험의 방점이 되게 하였다.

평면의 구성은 두 집을 가르는 가운데 부분에 욕실, 세탁실, 계단을 주로 배치하고 양쪽으로 거실, 주방, 방을 각각 배치하여 공간 구성의 실용성 및 구조적 효율성을 확보하였다.

반지하에 계획된 주차장으로 인해 주차장 상부에 위치한 집과 나머지 집의 레벨이 다르게 계획되었고, 주차장 상부의 집은 내부적으로도 주방과 거실의 레벨이 달리 계획되었다. 이로 인해 단면적으로 다양한 레벨을 가진 집이 되어 시공상의 난점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공간경험이 가능한 집이 되었다.

공영주차장 쪽으로 정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프라이버시 침해의 염려가 있어 조경시 식재를 통해 차폐를 하였고, 진입 마당엔 잎이 풍부한 단풍나무를 심어 더운 계절 항상 그늘을 드리울 수 있게 하였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의 안전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고려하여 창들은 높게 설치하되 가로로 긴 형태로 디자인하여 넒은 시선 확보로 답답함을 덜었다. 단독주택 단지에 두 집을 지어 살기에는 넉넉하지 않을 수 있지만 외부의 정원부터 다락까지 수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주택의 구성으로 인해 좁게는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함께 부대끼며 살게 될 가족들로 인해 삶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