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감사진 건축연구소.유토 UTOlabs 일세대용 주택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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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택의 건축주 내외는 처음부터 어떤 집을 만들어 달라는 구체적인 요구가 없었다. 그저 건축가가 보여주는 계획안에 대해서 여러가지 동의를 해나가는 과정이 설계과정이었고, 그렇게 건축가를 믿어주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건축주가 원하는 집을 만드는 일이 아닌, 건축주를 위해서 어떤 집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건축가의 일이 되었다.

판교에 집을 짓겠다고 나선 건축주의 거의 대부분은, 고유의 ‘마당’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주택들이 지상층의 평면을 짜내어 마당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점에선 판교의 나뉘어진 필지의 규모가 살짝 아쉽다. 기능적으로 수용해야하는 기능을 구성하다 보면, 마당이라기 보다는 웬만한 텃밭규모에도 모자라는 그저 외부공간 정도가 생기는 정도로, 혹은 그마저도 주차장으로 삼아 면적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정도에 그치고 만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수용하는 공간이 아닌, 예쁜 화초 몇 그루 심고 방안에서 내다보는 정도의 공간이기 바쁜 것이다.

우선 큰 것에 대해 건축주들과 합의를 보았다.

애매한 크기의 마당을 포기하는 대신, 그 공간을 나누어 각 침실마다 사적인 외부공간을 갖게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층에 침실들을, 2층에 거실 및 주방이 구성되는 역전(?)이 일어난다.

이렇게 이루어진 합의는 많은 이득을 이끌어낸다. 각 침실들의 외부공간이 중간영역으로 역할하기에 침실들의 창문을 마음껏 크게 낼 수 있다. 따라서 채광 및 환기가 원활한, 열려진 공간이 되지만 프라이버시 침해의 염려가 없다. 거실 공간은 층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구조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하나의 대공간을 조성해낼 수 있으며, 보행자들의 시선에서도 자유롭게 된다.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들은 층으로 분리되고, 유일한 수직공간인 나선형 계단이, 지하에서부터 옥상데크까지의 전체수평공간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현관을 들어서며 이 나선계단을 마주하게 되는 1층의 출입홀은, 어둡지 않으나 그리 밝지도 않도록 조절되어, 2층으로 직접 안내되는 방문자에게 공간적 대비감을 제공한다.

형태적으로, 2층의 거실 몸통에서 스며나온 듯한 삼각형 공간은, 주방과 인접한 다이닝 공간을 제외하고는 용도와 성격이 규정되지 않았으나, 특정한 방향을 지향하기 보다는 전투기의 콕핏(cockpit)마냥, 모든 방향으로 시선과 감각이 확장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그 꼭짓점부에는 지지기둥 없이 개폐가 가능토록 창호의 디테일을 구성했다. 이 창호의 역할은 테라스로의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며, 동시에 거실 공간의 환기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건축주가 가장 사랑하며 머무르는 공간이 되었다.

옥상에서, 건축주들의 유일한 요구사항이었던 태양광 패널은, 그것에 의해 옥상의 공간과 시야가 훼손되지 않도록, 옥상의 경계 밖으로 캔티레버로 내밀어졌다.

이 모든 요소의 결과로, 이 주택의 가로대응부의 단순한 기하학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후면을 가진 완전히 다른 모습이 대비되는 주택이 완성되었다.

컬러: 화이트
재료: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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