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OHA522 Teamsmart 이호중 상업공간 병원
< >
MOHA522 Teamsmart 이호중 상업공간 병원

다작(多作)과 거리가 먼 이호중 교수가 새로운 작업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스스로 클라이언트와의 통(通)함이 있어야 동기유발이 이뤄진다는 그이기에 이번 프로젝트 역시 ‘이호중’다운 공간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충청남도 예산이라는 거리적 제약을 뛰어넘을 만큼 클라이언트와 공유된 의지는 무엇이었을까. 

모하522 치과는 가볍다. 그렇다고 밝고 들뜬 가벼움이 아니다. 이호중 교수가 주목하는 가벼움은 ‘지속가능성’에서 시작한다. 모하522는 여느 시대 트렌드에도 속하지 않음은 물론 공간의 어느 요소 하나 시대감을 담지 않는다. 공간의 벽면은 화려한 도장작업 대신 바람이 통하고 이야기가 흐르는 레이어들로 가득하다. 시간을 영속하는 공간은 가벼운 건축의 시작이다. 지속가능성은 동일한 개념의 재료와 만나 경제적이면서도 공기단축과 물량감소의 효과를 지닌 시스템화된 가벼운 건축을 유도한다. 비록 모하522에서는 현 시대의 재료적 한계로 재생된 자재를 사용한 것은 아니나 사방이 막힌 공간에 바람의 통로를 열어 공간이 원하는 순환을 만들어냈다. ‘에너지 제로’에 접근하는 이호중 교수 개념에 근접한 결과다.   

이호중 교수는 ‘이미 건축되어진 공간이 원하는 목소리를 읽어내는 지혜’에 주목한다. 장식으로 가득 차 본연의 물성을 배제한 공간은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막는다. 화려함과 고급스러운 장식으로 무장한 부르주아적 공간 디자인은 오히려 인간을 외로운 섬 안에 가둔다. 그는 공간에서 재료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모하522는 상황(Situation) 건축을 통해 재료 자체의 물성을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비워진 듯하면서도 이곳을 채우는 사람과 음악과 바람 등 어떤 요소와도 조화를 이룬다. 비움과 채워짐은 공간과 내가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다. 조화를 이룬 공간은 우리의 긴장감을 완화시키며 공간과 합일을 이루게 한다.  

예산 시민이 즐거워 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클라이언트의 한 마디에 충분한 상생의 이유를 찾았다고 말하는 이호중 교수는 미(美)의 본성에 더 접근해 있는 예산인들에게 그들의 공간을 선사했다. 상당한 면적을 할애한 중앙 홀 한 가운데 위치한 수(水) 공간은 예산에 위치한 국내 최대 담수호인 ‘예당호’와 부드러운 산세, 구름의 실루엣을 담았다. 약한 바람에도 떨림을 전달하는 수 공간은 살아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투명소재와 더블스킨, 레이어의 중첩으로 투영되고 반사되는 모하522는 관찰의 공간이다.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있는 동시에 관찰당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레이어는 공간이 가진 본래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킨다. 확장된 공간 속에서 느끼는 투영과 반사는 공간과 하나 되는 나를 느끼게 한다.  

우리는 수많은 디자인 공간을 만나며 살아간다.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은 그들의 그릇된 디자인 철학이 혼재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나는 왜 디자인을 하는가’에 대한 정립 없이 머릿속에 맴도는 최고의 픽션을 공간에 옮기고자 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디자인 공간은 혼돈으로 가득할지도 모른다. 이에 모하522처럼 공간의 물성에 주목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충실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간과 우리가 合을 이루는 방법이 아닐까. (글/이석현/장식신문 편집장)

비슷한 사진

호미파이 - 시공과 인테리어를 한 번에

4.5

호미파이 어플로 다양한 사진들을검색하세요!

무료 어플 다운받기
아뇨,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