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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화장실에 대한 얘기가 시작되면 대개 습기에서 시작해서 습기로 끝난다. 특히나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은 여름 장마철에 되면 욕실마저 후덥지근하면 씻을 의욕마저 떨어지게 된다. 습도는 위생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며 욕실에서의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특별히 우리 문화권에서는 생소할 수도 있을 건식 욕실에 대한 이야기도 점차 많이 다뤄지고 있다.
채우기보다는 비워내는 것에 중점을 둔 '미니멀리즘' 문화는 우리의 식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상다리 부러지게 차리는 것을 당연시하던 이전과는 다르게 간단히 그리고 편리하게 식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방 인테리어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크고 넓고 다양한 가전제품을 가진 완벽한 주방이 아닌, 필요한 것만 갖춘 작고 실용적인 주방이 떠오르고 있다.
주방만큼 다양하고 많은 물건을 수용하는 공간은 없다. 창고와는 달리 그 안의 다양하고 많은 물건이 매일 사용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세세한 물건을 꺼내고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반복되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 생산적인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찰나의 실수나 나태함으로 인해 순식간에 카오스가 돼버리는 까다로운 공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